2013년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에 자리 잡은 루트로닉 본사의 자랑은 8층에 자리 잡은 직원 식당이다. 전망이 가장 좋은 꼭대기 층인데다 아침·점심·저녁 세 끼를 무료로 제공한다.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배식을 기다리는 최고경영자(CEO)도 만날 수 있다. 문경미 루트로닉 커뮤니케이션팀장은 “황해령 대표는 보통 한 달의 3분의1가량은 해외에서 보내는데 국내에 있을 때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언제나 구내식당을 이용한다”며 “식판을 들고 ‘여기서 먹어도 되느냐’며 다가오는 것이 일상이라 직원들도 부담 없이 맞이한다”며 말했다.
황 대표가 굳이 구내식당을 찾는 이유는 직원들과 자주 소통하기 위해서다. “직원이 성장하지 않으면 회사도 발전이 없죠. 그들이 바라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황 대표는 직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자주 가지려고 노력한다. 페이스북 비밀클럽을 통해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독려하고 수시로 팀별·소그룹 단위의 캐주얼한 미팅도 지원한다. 때로는 온 직원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옥상 파티도 연다. 지난달 유상증자에서 직원 대다수가 우리사주조합에 참여한 이유도 이 같은 기업 문화와 가능성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리더십을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여 년이나 CEO 경험을 쌓았지만 아직도 틈만 나면 경영 철학 등 관련 서적을 읽는다. 최근에는 빌 게이츠 추천으로 유명한 ‘강한 리더의 신화(아키 브라운 저)’를 탐독하고 있다. 황 대표는 “과거 유명한 리더들의 업적을 분석해보니 강력한 리더보다 힘을 위임할 줄 알고 두루두루 협상을 잘하는 사람이 훨씬 더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는 게 책의 골자”라며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공감했고 좀 더 부드럽고 열려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로자든, 경영자든 자신의 업무와 노력에 대해 정당한 보상과 존중을 받을 수 있다면 누구나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것”이라며 “직원들을 실망하지 않게끔 노력한다면 회사는 자연스레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