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로봇 상담에 투자·상품 개발까지…핀테크에 꽂힌 보험업계

저성장에 새 수익원 발굴 위해

동부, 챗봇 손보업계 첫 서비스

ING,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강화

보험 핀테크 스타트업도 등장



보험 상담에 변액보험 펀드 운용,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이르기까지 보험업계가 이른바 ‘핀테크’에 꽂혔다. 보험업계는 그간 전통적인 영업방식인 대면 채널에 중점을 두면서 은행이나 증권, 카드사 등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핀테크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지만 보험시장이 저성장의 늪에 빠지자 새 수익원 발굴 및 젊은 고객 확보를 위해 ‘정보기술(IT)을 입힌’ 서비스를 내놓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이날 챗봇(채팅로봇) 서비스를 손보업계 최초로 내놓았다. 챗봇은 콜센터 상담원을 대신해 보험금 청구방법, 구비서류 안내, 계약대출 이용방법, 서비스망 찾기 등과 관련한 고객 문의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 현재도 주요 보험사들이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주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통보’나 ‘안내’를 하는 일방적인 소통이다. 하지만 챗봇은 여기에서 진화해 고객의 질문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분석한 후 응답하는 방식이다. 특히 보험 챗봇은 출시 초기인 현시점에서는 비교적 간단하고 보편적인 문의사항 위주로 응대하지만 앞으로 상담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응답 알고리즘이 더욱 고도화하면 정교한 개인별 맞춤 응대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동부화재에 앞서 생보업계에서는 텔레마케팅(TM) 영업 강자인 라이나생명이 지난달 중순 챗봇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영업방식에 대한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은 보험 상담뿐 아니라 자산운용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ING생명은 지난 7월 국내 보험사 중 가장 먼저 시도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출시 3개월여 만에 다른 자산배분펀드를 모두 제치고 압도적인 인기를 끌자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라인업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ING생명의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운용하는 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핀테크에 대한 보험사들의 관심이 확대되면서 최근 들어서는 보험 핀테크 스타트업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동일한 특정 위험에 대한 보험 수요자를 일정 수 이상 모아 보험사와 보장 내용 및 가격 협상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P2P보험 서비스, 보험 계약자와 설계사를 매칭해주는 서비스 등 그간 보험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형태의 보험 관련 서비스 등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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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산업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보험사들이 과거처럼 ‘보험’만으로 생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비보험 영역과 결합의 필요성이 계속 커지는 과정에서 IT는 보험과 다른 영역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스마트 헬스케어 등 보험사와 의료기관, 전자업체, 통신업체, IT 스타트업 등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융합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 같은 트렌드가 결국 국내에도 반영될 것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 핀테크 스타트업과 제휴하거나 직접 키우는 보험사들이 점점 늘어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도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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