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 주인에겐 ‘빛 좋은 개살구’

비가맹점보다 매출 많지만 이익률 낮아

올초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개막한 ‘제36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각 기업의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이지윤기자올초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개막한 ‘제36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각 기업의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이지윤기자


치킨집, 커피 전문점 등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가 급격히 세를 불리고 있지만 정작 가맹점 주인이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작성한 ‘자영업체의 경영상황’ 보고서를 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업체 수는 2014년 20만7,000개로 5년 전인 2009년보다 1.5배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별다른 경영 노하우 없이 창업해도 경영 위험이 적고 브랜드 파워에 따른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액은 비가맹점보다 많았다. 2014년 기준으로 도매·소매업 분야 프랜차이즈 가맹점당 매출액은 2억4,800만원으로 비가맹점의 2.9배 수준이었다.

숙박·음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7,200만원으로 비가맹점의 1.4배였고, 예술·스포츠·여가는 1.6배, 단체·수리·개인은 1.3배에 달했다.

그러나 이런 차이는 주로 사업체 규모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맹점의 1인 자영업자 비중이 비가맹점보다 절반 정도로 작기 때문이다.

업체 크기에 따른 차이를 줄이고자 고용원 유무별로 구분해 영업이익률을 따지면 가맹점이 비가맹점보다 오히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체만 놓고 봤을 때 도·소매업 가맹점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 기준 12.8%로 비가맹점보다 10.5%포인트 낮았다.


숙박·음식점에선 가맹점(26.7%)의 영업이익률이 비가맹점보다 6.6%포인트, 예술·스포츠·여가(27.5%)에선 9.8%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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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체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도·소매업 가맹점 영업이익률은 6.1%로 비가맹점보다 1.4%포인트 낮았다.

그 격차는 숙박·음식업에선 6.3%포인트, 예술·스포츠·여가에선 7.3%포인트로 벌어졌다.

가맹점의 영업이익률이 비가맹점보다 떨어지는 주요 원인은 광고선전비, 수수료 등 판매 관리비와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매입·제조로 발생한 매출원가였다.

도·소매업만을 대상으로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중을 보면 고용원이 없는 경우 가맹점(19.2%)이 비가맹점보다 4.2%포인트 높았다. 고용원이 있는 경우에도 가맹점이 비가맹점보다 1.5%포인트 높은 24.8%였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는 도·소매업에서 고용원이 없는 가맹점(64.6%), 고용원이 있는 가맹점(68.8%) 모두 비가맹점보다 각각 7.5%포인트, 2.1%포인트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 연구위원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가맹점의 정보력과 협상력은 가맹 본점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며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엄격히 집행돼도 경영상황이 상당히 개선되지만 현실은 엄격한 법 집행과 거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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