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해외 계란값이 3배 더 비싼데...계란수입 논란

서울대공원 원앙 101마리중

49마리가 AI 양성판정 비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피해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정부가 계란 파동을 막기 위해 꺼낸 해외 수입 카드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AI 청정국으로 분류된 5개 국가의 계란 값이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 비싼 탓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공원의 원앙 101마리 가운데 49마리가 AI 양성 판정을 받아 천연기념물 조류 보존에도 비상이 걸렸다.

22일 관련 업계는 정부가 지난 19일 계란 수급대책의 하나로 발표한 항공기를 통한 계란 수입 방안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격차이가 크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AI 청정국의 계란 평균값은 △미국 434원 △호주 402원 △스페인 399원 △뉴질랜드 482원 △캐나다 345원 등이다. 지난해 국내 특란 한 알의 가격이 평균 146원이었고 가격이 급등한 현재도 192원인 점을 고려하면 국내 가격보다 최대 3배 이상 비싸다. 여기에 항공기로 계란을 들여오는 데 순수 운임료가 많게는 수십억원이 들 것으로 양계협회는 추정하고 있다. 양계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하루 평균 계란 소비량이 4,000만개 정도인데 비행기로 한 번에 들여올 수 있는 양은 아무리 많아도 250만개 정도일 것”이라며 “비용이 비싸 항공기를 수시로 띄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과연 누가 비싼 돈 들여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방법으로 계란을 수입하려고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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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I의 피해는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도살 처분된 가금류는 2,231만6,000마리(22일 0시 기준)에 달한다. 알을 낳는 닭인 산란계는 전체 사육 규모 대비 21.9%에 달하는 1,532만4,000마리가 도살됐다. 번식용 닭인 산란종계 역시 전체 사육 대비 38.6%에 해당하는 32만7,000마리가 도살 처분되는 등 씨가 마르고 있다. 병아리가 닭이 돼 알을 낳을 수 있게 되기까지 적어도 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6월까지 계란 파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황새 2마리가 폐사한 서울대공원에서는 이날 천연기념물 원앙에서 AI 양성 판정이 나와 49마리를 안락사하기로 결정했다. 원앙뿐 아니라 서울대공원 내 다른 멸종위기 조류에 대한 관리도 시급하다. 현재 서울대공원 황새마을에는 원앙 외에 노랑부리저어새(11마리), 관학(4마리), 홍따오기(11마리) 등 26마리의 멸종위기 천연기념물이 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현재 서울대공원 내 조류를 직접 만지고 AI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전담 수의사는 2명에 불과하고 다른 동물원 수의사를 투입하기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다른 천연기념물 조류는 23일부터 AI 정밀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세종=박홍용기자 김민정기자 prodigy@sedaily.com

박홍용·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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