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 SK하이닉스 3.2조 투자]"낸드 수요 해마다 폭발적 성장" 생산기반 확보...주도권잡기 나서



‘6조6,500억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기술개발 및 시설투자에 투입한 금액이다. 올해도 6조원대의 투자목표를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편입된 직후인 지난 2012년 전체 반도체 업계의 투자가 축소되는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됐다. 하지만 오너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결단으로 시설투자를 10% 이상 확대하는 선제적 투자를 집행했다. 이를 통해 확보된 경쟁력은 연이은 사상 최대 실적 창출 등 안정적 경영활동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통 큰 투자’에 나선 것은 힘들 때 공격적 투자에 들어가고, 이것이 호황기에 최대 이익의 결실로 이어지고, 이를 토대로 다시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선순환의 사이클이 그려진 결과물이다. SK하이닉스는 연구개발(R&D) 투자금액도 꾸준히 늘려 그룹 편입 전인 2011년 8,340억원에서 2015년에는 2배 이상 늘어난 1조7,560억원을 투자해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이 같은 투자를 토대로 SK하이닉스는 2013년부터 매년 사상 최대 실적 경신 신화를 쓸 수 있었다. 이번에 단행한 투자 규모도 충북 청주 공장과 중국 우시 공장 등에 총 3조1,637억원에 이르는 등 호황 국면에서 경쟁 상대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이번 투자는 2015년 8월 ‘M14 준공식’에서 선언했던 중장기 투자계획의 일환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지속적인 업계 리더십 확보를 위해 46조원을 투입해 경기도 이천과 충북 청주에 M14를 포함한 총 3개의 반도체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이번 투자는 급증하는 낸드플래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에 2조2,000억원을 투입해 충북 청주에 새롭게 짓는 최첨단 반도체 공장은 3D 낸드 양산이 중심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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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중장기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기반의 선제적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SK하이닉스의 판단이다. 최근 빅데이터, 정보기술(IT) 기기 성능 향상 등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모습으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D 제품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확산과 스마트폰 고용량화 등을 이끌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낸드플래시의 연평균 성장률은 4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반도체 공장 건설에는 통상 2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이번 증설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청주에 2008년 준공 이후 꾸준히 생산능력을 확충해온 낸드플래시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복층 공장인 경기도 이천 M14의 위층에서도 3D 낸드 양산을 시작한다.

신규 공장은 청주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내 23만4,000㎡ 부지에 들어서게 되며 내년 1월 설계에 착수하고 8월 착공한 뒤 2019년 6월까지 반도체 공장 건물과 클린룸을 건설한다. 이후 장비 투입시기는 시장 상황과 회사의 기술역량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청주에 건설되는 신규 반도체 공장은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대비하는 SK하이닉스의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며 “적기에 공장이 건설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준 정부·충청북도·청주시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중국 장쑤성 우시에 있는 기존 D램 공장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보완투자도 나선다. 2006년 준공된 우시 공장은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절반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향후 미세공정 전환에 필요한 공간이 부족해져 생산량 감소 등 효율 저하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돼 증설투자에 나서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7월부터 2019년 4월까지 9,500억원을 투입해 우시 공장 클린룸 확장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D램 산업 내 리더십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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