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사업에 힘을 쏟는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이 전통 패션 대기업을 위협할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홈쇼핑 패션의 가성비·프리미엄 전략·뛰어난 접근성 등이 경기 불황 및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패션 이즈 롯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패션사업을 대거 강화한 롯데홈쇼핑의 단독 브랜드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4년 8월 롯데홈쇼핑이 라이선스로 국내 론칭한 프랑스 여성복 브랜드 ‘조르쥬레쉬’의 경우 올해 롯데홈쇼핑 히트상품 1위에 오르며 매출 620억 원을 기록했다. 론칭 이후 매 시즌 두드러지게 성장하며 누적매출은 2년여 만에 2,000억 원을 돌파했다. 전통 패션 대기업조차 연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여성복 브랜드가 손에 꼽을 정도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특히 롯데홈쇼핑이 지난 9월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 ‘LBL’은 패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다. 론칭과 동시에 패션·뷰티 프로그램 ‘정윤정쇼’에서 180분 동안 주문금액이 110억 원에 달해 홈쇼핑 업계 신기록을 세운데 이어 론칭 석 달 만에 누적매출 620억 원을 넘어섰다. 최고급 소재의 캐시미어·밍크 등을 사용한 가을겨울 상품을 20만 원 후반~40만 원 후반에 선보인 점이 폭발적 반응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론칭한 프리미엄 프렌치웨어 ‘다니엘 에스떼’의 올 매출이 520억 원을 찍었고, 비교적 객단가가 낮은 란제리 브랜드 ‘샹티’ 역시 지난해 3월 론칭 이후 누적매출이 360억 원에 달한다.
현대홈쇼핑 패션사업도 승승장구다. 지난해 계열사 한섬과 협업해 론칭한 ‘모덴’은 론칭 1년 만에 올 히트상품 3위에 오르며 매출 440억 원을 거뒀다. 현대홈쇼핑이 톱 디자이너 정구호와 손잡고 지난 9월 단독 론칭한 고급 패션 브랜드 ‘J BY’는 론칭 방송에서만 40억 원의 실적을 올렸고, 론칭 이후 석 달 만에 40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스테디셀러인 ‘조이너스’는 평균 10만 원 미만의 합리적 가격과 높은 활용도로 인기를 끌며 올 매출 700억 원으로 히트상품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롯데·현대홈쇼핑을 필두로 한 홈쇼핑 패션이 품질이나 브랜드 파워면에서 이미 백화점 브랜드를 위협할 수준에 올라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 퀄리티의 소재나 합리적 가격대에 패션 대기업 및 백화점 조차 혀를 내두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쇼핑에 대한 선입견은 깨진 지 오래고 이제 가성비 면에서 더 나은 상품에 대한 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