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의 명물 황소상(작품명: 황우)이 23일 정든 여의도를 떠난다.
대신증권(003540)은 이날 오전 여의도 사옥 앞 화단에 설치돼 있던 황소상을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황우’는 당초 본사 이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서울 명동 신사옥 주변에 조성되는 공원에 옮겨질 예정이었지만 공사 작업이 지연되면서 일단 대림동에 위치한 대신증권 연수원에 임시 거처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여의도 증권가의 황소상은 한국거래소 신관 로비 1층과 금융투자협회 건물 앞에 각각 설치된 두 마리만 남게 됐다.
‘황우’는 고(故) 양재봉 대신증권 창업주가 1994년 의뢰해 제작한 여의도 첫 황소상으로 이날 오전 철거되는 주식시세전광판과 함께 대신증권은 물론 여의도 증권가를 상징하는 조형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다른 황소상들이 뉴욕 월가의 황소상을 본 뜻 것과 달리 조각가인 김행신 전 전남대 교수가 경북 청도 싸움에서 우승한 토종 한우를 500만원에 구입한 후 본뜨어 만들었다. ‘황우’는 20여년 동안 한 자리에 우두커니 서며 증시 강세장을 기원하는 증권맨들과 고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날 출근길에 우연히 황소상의 철거작업을 지켜본 한 증권맨은 “매일 지나던 자리에 앞으로 황소상이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며 “가뜩이나 증시가 불황인 상황에서 좋은 기운을 가져오는 ‘황소상’이 없어져 혹시 장이 폭락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