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메이커]'상속세 실탄 확보' 정공법 택한 세아그룹 3세 이태성…재계에 신선한 바람

그룹 모태 세아제강 주식 11만주 팔아 '현금 100억' 마련

경영권 분쟁 없이 '형제경영'…美 보호무역 대비 광폭행보도





국내 최대 강관·특수강 제조업체인 세아그룹 창업 3세 이태성(사진) 세아홀딩스 경영총괄 전무(세아베스틸 대표이사)는 이달 들어서만 세아제강 주식 11만주를 팔아치웠다.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여섯 차례(거래일 기준)에 걸쳐 이뤄진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이 전무는 현금 100억원가량을 손에 쥐었다.


이 전무가 그룹 모태인 세아제강 지분을 현금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전무는 2014년부터 여덟 차례에 걸쳐 세아제강 지분을 대거 매각했다. 그 결과 2013년 말 19.1%였던 세아제강 지분율은 현재 15.4%까지 뚝 떨어졌다.

이 전무가 ‘금쪽 같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상속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 전무는 부친인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이 2013년 출장 도중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이 회장이 보유하던 세아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넘겨받았다.

지분 상속으로 당시 18% 수준이던 이 전무의 세아홀딩스 지분율은 26.4%로 늘었고 10.7% 정도였던 세아제강 지분율은 일거에 19.1%로 수직 상승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작고한 이 회장 지분을 이 전무를 비롯한 형제들이 나눠 받았지만 이 전무가 가장 많은 물량을 받았다.


예정된 승계 수순이었지만 너무 급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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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무는 갑작스러운 주식 승계와 이에 따라 발생한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를 내는 데 세아제강 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지주사인 세아홀딩스와 직접 지분이 엮여 있지 않고 오너 일가가 지분을 개별 보유해 지분 매각에 유리하다.

2013년 7월 계열사 지분을 물려받은 이 전무는 오는 2018년까지 상속세 분할 납부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상속세 부과 자체가 개인 차원의 문제라 구체적인 규모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이미 상당 부분 납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세아그룹 오너 3세의 이런 모습은 어떻게 해서든 상속세를 피해 보려는 행태가 만연한 우리나라 재계에서는 신선하다는 평가다.

계열사 지분율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상속세를 내는 오너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상속 이후 꼬박꼬박 성실하게 상속세를 납부해 세무 당국으로부터 감사의 뜻도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너무나도 당연한 상속세 납부가 우리나라 재벌 세계에서는 그만큼 ‘이색적’이라는 방증이다.

세아그룹이 경영권 분쟁 없이 ‘형제 경영’이라는 틀을 유지하는 것도 재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태성 전무는 작은 아버지인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동갑내기 사촌인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와 함께 향후 3세 경영 체제에서 그룹의 양대 핵심축을 이루게 된다.

이태성 전무와 이주성 전무는 각각 세아홀딩스 사내이사와 세아제강 사내이사로 책임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최근 세아제강은 이들 3세 경영인 주도로 미국 내 강관 업체 두 곳의 생산 설비를 인수하는 등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는 발 빠른 행보도 보이고 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이태성·이주성 전무가 각각 책임경영 차원에서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3년 지분 상속으로 26.4%로 늘었던 이태성 전무의 세아홀딩스 지분율은 현재 35%까지 확대됐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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