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홈쇼핑 지각변동…진격의 현대·내실의 CJ

현대, 취급고 1위 턱밑 추격

현대百·한섬 패션 노하우 접목

모덴·J BY 등 자체 브랜드 성공

CJ, 외형보다 수익에 집중

3분기 영업익 1년새 28% 증가

업계 불황 타개할 모델 제시





취급고 기준 업계 4위였던 현대홈쇼핑이 지난해 2위로 도약한데 이어 올해 1위인 GS홈쇼핑까지 위협하며 홈쇼핑 업계의 지각변동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4위로 내려앉았던 CJ오쇼핑의 경우 외형 성장보단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불황을 뚫을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의 올해 3·4분기까지 누적 취급고는 2조5,690억 원으로, 업계 1위인 GS홈쇼핑의 같은기간 누적 취급고 (2조6,770억 원)와의 격차가 1,000여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양사의 차이는 3,000억 원 이상 벌어졌지만 불과 1년 새 현대홈쇼핑이 GS홈쇼핑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연말까지의 성적표에선 GS홈쇼핑의 근소한 우위가 예상되지만 내년부터는 1위 자리가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들이 상당하다”며 “1990년대 중반 GS와 CJ의 등장 이후 줄곧 이어져 왔던 양강 체제가 지난해 깨진 데 이어 부동의 1위 역시 바뀌는 변화의 시기”라고 말했다.


2001년 첫 방송을 시작한 현대홈쇼핑은 그동안 업계에서 톱2 자리에 끼기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불과 2년 전인 2014년만 해도 1위와의 격차가 5,600억 원에 달해 롯데홈쇼핑과 치열한 3·4위 경쟁을 벌이는 정도였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과 한섬에서 쌓은 패션 노하우를 홈쇼핑에도 집중시키며 2014년부터 패션사업을 강화해 ‘모덴’ ‘모덴옴므’ ‘J BY’ 등의 브랜드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특히 TV뿐만 아니라 인터넷·모바일 부문도 함께 성장하면서 2015년 취급고는 전년대비 10% 이상 늘었고, 올해 역시 9%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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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은 수익 위주로 체질 개선에 대변신하며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취급고 순위 경쟁에서는 밀려났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품 이윤 개선과 비용 효율화에 힘을 쏟아온 회사 전략이 빛을 봤다는 분석이다. CJ오쇼핑의 3·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 증가한 270억 원을 기록했고, 올 한 해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200억 원 가량 늘어난 1,3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면에서 보면 CJ오쇼핑은 이미 지난해 1,140억 원으로 GS홈쇼핑(1,060억 원)보다 우위에 섰고, 올해는 그 격차를 200억 원 이상 늘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홈쇼핑과 CJ오쇼핑의 성과는 경기 불황과 과잉 경쟁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유통채널 다양화로 기존 홈쇼핑 고객의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인데다 10여곳이 넘는 티커머스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한데도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TV홈쇼핑 부문에서 역신장하며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현대와 CJ는 나홀로 성장을 일궈내 주목된다”며 “홈쇼핑업계가 외적 성장보다는 수익성 좋은 히트상품으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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