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더 이상 손해보는 장사 못해"…포스코 철강값 올리자 줄줄이 합류

포스코, 원가 급등에 냉연·열연 가격 10만원·12만원 올려

현대제철·동국제강도 인상 채비…실적 견인 기대감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발(發) 철강재 가격 인상 분위기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철강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철광석·유연탄과 같이 쇳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재료 가격이 올해 들어 급등세를 보이면서 철강업계 ‘맏형’ 격인 포스코가 주요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하기로 하자 여타 업체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과 더불어 철강 공급과잉의 주범으로 지목된 중국의 구조조정 효과도 철강사들의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번달과 다음달 2개월 동안 열연 강판과 냉연 강판 가격을 톤당 각각 12만원, 10만원 인상할 계획이다. 후판(두께 6㎜ 이상의 철판) 가격도 톤당 12만원가량 인상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고객사에 이 같은 가격 인상 계획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열연 강판은 톤당 72만원, 냉연 강판은 톤당 79만원선에서 유통상들과 거래되고 있다. 후판 가격은 톤당 64만원 수준이다.

포스코가 인상을 결정한 열연·냉연 강판은 거의 모든 철강 제품을 가공하기 위해 필요한 반제품 격 철강재다. 열연 강판은 쇳물을 가공해 만든 직사각형 모양의 슬라브를 압연해 만든 제품으로 주로 건자재 용도로 쓰인다.

냉연 강판은 열연 강판을 한 번 더 압연한 제품으로 표면처리와 같은 후속 작업을 거쳐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 철강재로 쓰인다.


포스코가 한꺼번에 주요 철강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하기로 한 것은 원재료가 되는 철광석 가격이 올 한 해 급등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은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장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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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철광석 가격(중국 칭다오항 수입 기준)은 10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톤당 79.86달러로 여전히 연초의 톤당 40달러와 비교하면 배(倍) 수준으로 가격이 뛴 상태다.

철광석과 함께 쇳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 유연탄 가격도 지난달 이후 급등세가 일부 꺾이긴 했지만 톤당 89달러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이 주로 수입하는 호주산 강점탄의 경우 지난 9월 톤당 194달러였지만, 지난달에는 톤당 300달러까지 치솟았다.

포스코가 이 같은 원재료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일부 반영하기로 하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가격 인상을 위한 고객사 설득에 나섰다.

이달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한 현대제철은 다음달에도 톤당 5만원 인상할 예정이고 이달에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던 냉연강판은 톤당 5만원 올릴 예정이다.

현대제철도 포스코만큼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생산한 냉연강판 대부분이 현대·기아차에 공급되는 자동차용 강판으로 쓰이는 만큼 인상 폭이 포스코처럼 공격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게 철강업계 분석이다.

포스코로부터 열연 강판과 냉연 강판을 공급 받는 동국제강도 가격 인상 채비에 나섰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포스코에서 열연 냉연강판을 사서 제품을 만드는 만큼 우리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고객사를 상대로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가 이처럼 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상승세와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데는 시차(時差)가 있을 수 있어 3·4분기보다는 올해 4·4분기와 내년 1·4분기 이익이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보다 내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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