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중후장대 대형주 백조로 변신...소비재 소비 절벽에 곤두박질

■올 코스피200 상장사 주가 상승률 들여다보니

동국제강·세아제강 등 철강주

실적 개선에 수익률 수직상승

유가 올라 석유·화학주도 훨훨

오뚜기·크라운제과·오리온 등

식품업종 하락 상위주에 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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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국내 증시가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최근 수년간 침체기를 보냈던 ‘중후장대(조선·철강·기계·석유화학 등)’ 대형주의 수익률이 두각을 드러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유가 상승 등 대외 경제환경이 이들 종목의 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하며 투자심리를 자극한 탓이다. 반면 한류 효과로 주가가 급등했던 소비재는 가격 매력이 떨어진데다 ‘금한령’에 소비절벽까지 겹치며 고전했다.

26일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코스피200 상장사의 주가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 상위 20위 기업 중 17곳이 중후장대 산업에 속하는 굴뚝기업으로 조사됐다. 수익률 상위 업종에서는 올해 중국의 과잉생산 구조조정에 실적 모멘텀이 발생한 철강업종이 꼽혔다. 동국제강(001230)은 연초 대비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해 코스피200 상장사 중 영진약품(003520) 다음으로 상승률 2위를 차지했으며 세아제강(003030)과 포스코도 각각 74%, 58% 주가 상승을 시현했다. 철강주의 실적은 철강 가격과 동행하는데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돼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화학·정유 업종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에 따라 하반기에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원유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며 석유화학 제품 가격 회복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석유화학 업종의 주가에 날개를 달았다. 금호석유(011780)·대한유화(006650)가 50% 이상의 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롯데케미칼, 휴켐스도 연간 주가가 각각 46%, 49% 상승했다. 이밖에 인프라 투자 수혜를 입는 두산인프라코어(042670)(87.01%)와 정보기술(IT) 업황 회복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에 SK하이닉스(000660)(50.57%), 삼성전자(005930)(41.43%) 등도 급격한 주가 상승을 보였다. 올해는 개별 종목보다는 업황과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들의 상승세가 돋보인 셈이다.


반면 유통·소비재는 약세를 나타냈다. 제약·바이오 신드롬을 나타냈던 한미약품은 기술수출 계약 취소로 주가가 연초 대비 55.91% 하락했으며 오뚜기(007310)(-45.63%), 크라운제과(005740)(-46.03%), 오리온(001800)(-44%) 등 식품업종이 주가 하락 상위주에 이름을 올렸다. 소비절벽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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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와 소비주의 엇갈린 주가 행보는 지난해와 상반된다. 지난해 말 철강·금속·전자·조선 등 대형주는 유가 하락과 경쟁 심화 등으로 주가가 일제히 반토막이 나며 ‘미운오리주’ ‘못난이주’라는 오명을 얻었다. 하지만 올해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주가가 바닥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대형주 상승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급격하게 오른 종목에 대해서는 피로도가 높아진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대형주는 IT 등 일부 업종은 주가가 이미 크게 올랐고 중소형주 상승세가 더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올해 주가가 하락한 성장주도) 내년 하반기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겠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미약품 사태 등 특정 사건으로 주가가 하락했던 업종은 상황을 파악해가며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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