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최순실, “朴 대통령과 공모 아니다” 부인...딸 얘기엔 울먹

2시간 반 비공개 청문회

“태블릿 PC 사용할 줄 몰라”

미르·K스포츠재단 아이디어 안내“

국조특위, “최순실 건강 문제 없어 보여”

김성태(오른쪽)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국정조사 특별위원장과 여야 위원들이 26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접견실에서 최순실씨와 비공개 청문회를 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김성태(오른쪽)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국정조사 특별위원장과 여야 위원들이 26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접견실에서 최순실씨와 비공개 청문회를 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7년 만에 열린 비공개 ‘감방 청문회’에서 최순실씨는 대부분의 의혹에 “모른다” “아니다”를 반복했다. 공황장애와 심신 피폐를 이유로 그동안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막상 최씨를 만난 국조특위 위원들은 건강해 보였다고 전했다.


국조특위는 26일 오전 현장 청문회를 위해 직접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했지만 최씨를 비롯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지난 1989년 ‘5공 청문회’ 당시 경제사범이었던 장영자씨를 수감실 안에서 조사한 선례를 제시하며 ‘감방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후3시께부터 약 2시간30분 동안 김성태 위원장을 포함해 여야 국조특위 위원 9명이 최씨를 접견실에서 따로 만나 신문했다.

이날 최씨는 628번 명찰이 달린 연한 녹색 수의를 입고 국조특위 위원들을 만났다. 각종 의혹 제기를 부인하는 답변을 이어갔지만 딸인 정유라씨와 관련된 얘기에는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아이디어를 직접 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아이디어를 내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핵심 증거물인 태블릿 PC와 관련해선 “사용할 줄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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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16일 당일에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을 때는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나는데 그날이 어떻게 기억 나겠나”라고 답을 회피했다.

독일에 8,000억원이 넘는 차명 재산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 독일에는 단 한 푼의 재산도 없다”고 밝혔다.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도 강하게 부정했다. 최씨는 “딸은 이대에 정당하게 들어갔다. 왜 부정입학이냐”고 따져 묻듯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부미용 등 시술을 박 대통령이 당선 전에도 받았냐고 묻자 “당선 전에는 안 갔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차움병원에서 시술 받은 사실을 인정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박근혜 대통령은 최씨를 ‘최 원장’으로 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씨가 건강해 보인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최씨가) 몸이 안 좋고 우울증도 있고 혈압약도 먹는다고 했지만 유리한 부분은 분명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봤다”며 “마지막 나갈 때 악수를 했는데 혈액 순환이 잘 되는 것 같다. 손이 따뜻했고 건강상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법무부와 서울구치소에서 청문회를 방해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위원들이 오후1시30분에 증인 신문을 위해 대기했지만 구치소 측에서 촬영을 반대해 3시꼐까지 실랑이가 지속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치소장이 최순실씨에게 절절 맨다”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법무부가 사진 촬영을 못 하게 한 것도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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