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7일 “여러분들은 나를 금수저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흙수저 중 무수저”라고 말했다.
황 대행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집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의 애환을 잘 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공안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거치고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맡은데다 최근 몇 차례 과도한 의전으로 일반인에게 불편을 끼쳤다는 지적에 대해 해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행은 “우리 아버지는 이북에서 형과 누나, 쌀 한 가마니를 자전거에 싣고 피난 왔다”면서 “고향인 황해도에는 땅도 많이 있었지만 가지고 내려올 수 없으니 우리 누님·형님들은 학비를 못 내서 쫓겨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학비를 못 내지는 않았지만 아주 어려운 데서 했고 우리 어머니도 굉장히 겸손하셨기 때문에 잘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해오며 살아왔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그동안 경호·의전 없이 살았는데 갑자기 국정의 컨트롤타워가 돼 유고가 되면 안 되니까 경호를 하기는 한다”면서 “(총리실) 직원들도 모르는 사이에 (과잉 의전)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1년 유예를 발표한 국정 역사교과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도발이 명백한데 그것을 교전이 있다, 전쟁이 났다, 그런 식으로 가르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대행은 기존 검정교과서에 대해 “6·25전쟁의 책임에 관한 문제, 38선 부근에서 군사 충돌이 있다가 전쟁이 났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면서 “아이들한테 그런 식으로 가르쳐서는 주적이 누구냐고 하면 ‘미국이다’라는 대답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권한대행을 마친 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무에서 유를 창조했는데 그러면 대내외에 우리가 나눠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제 일에 최선을 다하고 끝나고 나면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대선 출마와 관련해서는 “그것은 제가 말씀드렸다”면서 출마 계획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황 대행은 지난 20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대통령 출마를 계획하거나 고려하고 있느냐”고 묻자 “전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