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소셜커머스로...통신사로...진화하는 은행 수신채널

KEB하나, 티몬 통해

4만8,000명 적금 유치

신한은 통신사와 제휴

6개월새 6만여명 실적



# KEB하나은행은 지난 23일까지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진행한 ‘적금 딜’을 통해 4만8,000여명의 적금을 유치했다. KEB하나은행 영업점에서 ‘해피데이’ 정기적금(1년 만기 기준 연이율 3%)을 가입할 수 있는 쿠폰을 0원에 판매한 것. 이 쿠폰으로 적금을 가입하는 사람 중 선착순 1만명까지는 티몬 적립금을 5,000원 줬다. 올 9~10월, 11~12월 두 차례 진행한 이 적금 딜에서 총 8만5,000여명이 쿠폰을 구매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영업점에 제 발로 찾아와 적금에 가입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예적금 등 은행 수신을 유치하는 채널이 혁신을 맞고 있다. 올 들어 은행들이 다른 업종의 플랫폼이나 영업망을 통해 대중에게 접근하려는 시도가 잇따른 가운데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타행과의 금리 차별화를 시도하기 힘든 형편에서 기존 마케팅만으로는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지자 새롭게 수신 채널을 개척한 결과라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이 같은 수신 상품 유치 채널의 다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은행권 최초로 소셜커머스를 통해 적금을 유치한 KEB하나은행이다. KEB하나은행은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해피데이 정기적금 가입 쿠폰을 판매해 총 4만8,000여명을 유치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KEB하나은행이 올해 6차례에 걸쳐 모든 채널에서 이벤트성으로 판매한 해피데이 적금에 가입한 사람 중 신규 고객이거나 비활동 고객인 22만명의 20%에 달하는 수치다.


은행권은 KEB하나은행의 소셜커머스 적금 판매가 별다른 마케팅 비용이나 홍보 노력을 들이지 않고 얻어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KEB하나은행 측은 이 상품에 대해 언론 홍보나 영업점 안내를 하지 않았으며 티몬 적립금의 경우 두 차례 다 각각 선착순 1만명까지만 줬기 때문에 2만8,000여명의 경우 적립금을 받지 않고도 적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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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통신사 영업망을 이용한 예적금 판매도 상당한 실적을 내고 있다. ‘신한 T주거래 통장·적금’은 신한은행이 3월 은행권 최초로 통신사와 손잡고 출시한 상품으로 SK텔레콤 통신료를 신한은행을 통해 자동이체하는 고객에게 추가 데이터를 제공한다. T 통장은 가입하고 SK텔레콤 통신료를 자동이체 설정하면 3개월 동안 SK텔레콤 요금제 기본 데이터의 50%를 추가 제공하며 T 적금은 적금 기간에 가입 중인 SK텔레콤 요금제 월 기본 데이터의 10%를 매월 적립해주고 적립된 추가 데이터는 만기 이후 3~12개월 동안 나눠 제공한다.

현재 SK텔레콤 영업점에서는 내방 고객에게 요금납부 안내 시 이 통장과 적금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가입하는 고객이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T 통장과 적금은 신한은행 홈페이지와 ‘S뱅크’ 애플리케이션에서 비대면으로 즉시 가입이 가능하다. 현재 신한 T 적금은 출시 6개월여 만에 6만6,000여명을 유치했고 잔액은 661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신한은행이 ‘삼성 S헬스’ 앱과 연계해 10만보 등 건강관리 마일리지 달성 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헬스플러스 적금’도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가입이 늘고 있다.

은행이 이같이 수신 창구를 다변화하는 것은 타 은행과의 금리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 자체 영업망과 마케팅만으로는 고객의 선택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타 업종과의 플랫폼 제휴가 용이해진 것도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유통·항공 등 다른 업종과의 제휴를 통한 수신 상품을 출시했던 은행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타 업종의 온라인·오프라인 영업망을 활용하는 식으로 수신 창구를 새롭게 창출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리테일사업부 임원은 “은행은 유통업이나 통신업 등 리테일 영업과 채널이 발달한 분야에서 배우고 연계할 것이 무궁무진하다”며 “내년에는 이 같은 수신상품 유치 채널 다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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