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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종민, “엄~~청나게 큰 KBS연예대상 트로피...아침마다 쳐다보고 있어요.”

“제 38년 인생에 어~~~엄청난 상을 탔어요. 대~상, 정말 큰 상입니다. 허허허. 엄청나게 큰 상입니다. 소파에 놓고 아침마다 쳐다보고 있어요. 저걸 내가 어떻게?(탔을까?)”


KBS 간판 예능 ‘1박2일’ 최장수 멤버로 연예대상을 탄 김종민의 목소리에선 행복한 기운이 터져나왔다. 김종민은 여행 예능 ‘1박2일’ 멤버 중 유일하게 시즌1~3까지 출연하며 1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5일 시상식 후 달라진 건 없지만 “공중에 떠서 날아다니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현재 심경을 털어놨다.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VIP시사회에서 김종민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VIP시사회에서 김종민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그도 그럴 것이 KBS 연예대상을 수상한 후, 만나는 사람마다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있는 것. 정확한 수는 모르겠지만 ‘축하인사를 건네는 이’가 1000여명이 넘어갈 때도 있다고 했다.

“300명 아니 1000명이 넘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축하 인사를 해주는 것만 해도 너무 감사드려요. (주변의 큰 관심이 부담이 되기도 하나?)힘들지 않아요. 감사하고 좋은데, 이 관심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에너지로 나눠 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최근엔 어르신이 좋은 기운이 있는 대상 받았다고 악수하자고 하셨어요. 그럴 때 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김종민의 연예대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K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종민 “이 상은 기자와 누리꾼이 만들어준 상이다” 며 “수상소감을 준비할까 했는데 머리가 아프더라. 영광이다. 오래오래 했으면 좋겠다”는 특유의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집 거실엔 최우수상 트로피와 대상 트로피가 나란히 놓여있다고 했다. 최우수상도 큰 상이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덜컥 대상 트로피가 주어지자, 그는 “15년 예능인생에 첫 대상 후보에 오르고 실제로 상까지 받게 된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쯤에서 생각해보지 않았나고 물어보시기도 하는데, 너무나 큰 상을 받았어요. 생애 이렇게 큰 상을 받아본 게 없죠. 없습니다. 완전히 없습니다. 전 ‘1박2일’에서 선배들이 진두지휘하는 것에 맞춰 열심히 따라간 학생 그 이상이 아니었거든요. ”

상복이 터지기 시작하면, 내년이든 내 후년에도 연예대상 후보에라도 올라 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15년을 또 기다려주시면 올라갈 수 있는 확률이 있어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지나치게 겸손한 듯 한 태도를 보이던 김종민은 곧 “1~2년 내에 다시 한번 후보에라도 올라갈 수 있다면 대박인 거고, 10년 이상을 예상하고 있어요. 그 때 정도면 조금이나마 인정해주지 않을까요?”

늘 꾸밈없이 밝게 웃는 김종민은 그대로이지만, ‘대상 수상자’란 타이틀이 붙자 어제의 김종민과 오늘의 김종민이 달라보이는 것도 사실. 시청자들도 그에게 기대하는 게 좀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누구요? 저한테 기대하신다고요? 크게 기대 안하고 보는 것 같은걸요. (TV에 나오면 시청자들이 좋아하지 않나)아. 그건 특별히 제가 나와서 보는 것 같지 않고, 채널을 틀다 제가 있으니까 ‘얘 알아’ 이러면서 친근하니까 보는 것 같아요. 하는 것도 없는 데 좋아해주셔서 감사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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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실실’ 웃는 김종민의 매력은 가식적이지 않은 진정성에 있다. 상을 받으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하는 여타 배우의 수상소감과는 달랐다. 오히려 그는 “밀려오는 인터뷰에 말 실수를 할 까봐 고민이다”고 한 것.

“대상을 받았으니 예능을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같은 건 없어요. 예능은 잘 할 수도 있고 못할 수 있는거잖아요. 제가 말주변도 없고 예능 능력이 특출난 게 아니라는 걸 다 잘 알고 계시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인터뷰도 많이 하게 되면서 내 말 한마디에 내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될까봐 조심스럽게 하고 있어요. ”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VIP시사회에서 김준호,김종민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VIP시사회에서 김준호,김종민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그의 진중함은 차태현 김유정 주연의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이야기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VIP 시사회 현장에는 김종민, 김준호, 정준영, 김주혁 모두가 참석했다. 다만 포토월에는 김종민과 김준호만 올랐다. 술술 이야기를 이어나가던 김종민은 “제 이야기가 아니라서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김종민은 현재 이상민 육성재와 함께 SBS 설 파일럿 ‘주먹쥐고 뱃고동’ 촬영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주먹쥐고 뱃고동’ 은 대상 수상 전에 섭외가 완료된 프로그램.

‘SBS‘주먹쥐고 뱃고동’측에서 김종민씨가 연예대상을 받아 이번 프로그램이 더 주목받게 돼 좋아했겠다’고 하자, 특유의 ‘허허허’ 웃음소리가 먼저 터져나온다.

“(그쪽에선)실망강이 크죠. 대상이면 잘 해야 하는데 제가 못해서. 큰 상을 받았으면 웃기고 해야 할텐데 못한다고 생각할 것 같은걸요.”

12월 25일 시상식 이후 그를 찾는 전화벨은 쉴 새 없이 울리고 있었다. 덩달아 김종민의 ‘허허허’ 웃음소리도 함께 들리는 듯 하다. 38년 인생을 되돌아보며 김종민은 “그동안 제 길을 잘 갔다... 못 갔다 했는데, 지금은 좀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곧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 불혹 40도 오겠죠. 힘들어도 뿌듯함이 있어요. 젊을 때 해야지, 나이들면 힘들어져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역사에 남으면 좋은 게 있어요. ”

‘신난 바보’(신바)가 아닌 똑똑한 바보(똑바)가 앞에 있었다. “역사라는 게 ‘세계의 역사’ 같이 거창한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의 역사를 말해요. 우린 모두 스스로의 역사를 쓰고 있는 거잖아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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