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메이커] 경영환경 위기에도 빛난 올해의 CEO

'흙수저 희망' 조성진 부회장으로 승진

LG전자 생활 가전 최대 실적 지휘

'실적개선 선봉장' 권오현 부회장

갤노트7 쇼크에도 영업익 되레 ↑

'SK 수펙스' 맡은 조대식 의장

신성장동력 발굴 등 혁신 주도

'4세경영' 연 박정원 두산 회장

적자 계열사 흑자 전환 이끌어

'존재감' 드러낸 정기선 현대重 전무

사우디 프로젝트 등 대박 수주 성공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대식 SK수펙스 의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대식 SK수펙스 의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대기업들에 2016년은 시련과 고난의 한 해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그룹 총수들은 청문회 증인으로 나서야 했고 글로벌 경기둔화와 내수침체로 경영전략 마련에도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실천하며 보석같이 빛을 발한 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자(CEO)들도 적지 않았다. 이른바 ‘올해의 블루칩 경영인’은 누굴까.


우선 이른바 ‘흑수저’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을 꼽을 수 있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을 맡고 있다가 지난 1일 고졸 줄신으로 역대 처음으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학력의 벽을 깨고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신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에게는 ‘세탁기 장인’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1976년 LG전자(당시 금성사)에 입사해 2012년까지 36년 동안 세탁기 연구에만 매달렸다. 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투자해야 명인이 될 수 있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몸소 실천했다. 2016년 LG전자는 생활가전 부문에서 매출· 영업이익·영업이익률 등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조 부회장의 리더십이 이끈 땀과 눈물의 결정체다. 그의 눈은 2017년을 향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LG브랜드를 고객이 열망하는 글로벌 1등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LG전자에 1등과 혁신 DNA를 이식해 모바일·에너지·자동차부품에서도 생활가전에서와 같은 신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에서는 권오현 부회장이 돋보인다. 최순실 사태와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조직기강을 다잡으며 실적 개선을 견인하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노트7 사태로 2·4분기 3조6,000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4·4분기에는 2조원대 중반, 내년 1·4분기에는 1조원 규모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권 부회장이 이끄는 DS(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이 손실을 커버하며 실적개선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DS 부문 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4·4분기에만 8조원대 후반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노트7 사태 이전인 2·4분기의 8조1,144억원을 크게 웃도는 호실적이다. 올해 전체로는 28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26조4,000억원)보다 오히려 늘어난 규모다.


권 부회장은 다음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최대 가전쇼 ‘CES’에서 삼성전자의 미래비전에 대해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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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단행된 SK그룹 인사에서 세대교체의 주인공은 단연 조대식(56) 사장이다. 그는 SK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전임 김창근 의장보다는 열 살 어리다. 1960년생으로 최태원 회장과 동갑인 조 의장은 SK사장으로 일하면서 반도체소재·바이오·제약·에너지·정보기술(IT) 등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핵심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신설된 전략위원회 위원장도 겸직하게 돼 2017년 SK그룹의 새로운 변신을 주도하게 됐다.

대기업 오너 중에서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두각을 나타냈다. 3월 그룹 회장에 오르며 4세 경영 시대를 활짝 열었다. 박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 매각(1조원)과 두산건설 배열회수보일러 매각(3,000억원) 작업을 깔끔하게 매듭지었다.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상장시켜 5,400억원의 유동성도 확보하는 등 경영수완을 인정받고 있다.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가 적자에서 벗어나 올해 흑자로 전환하는 데도 수완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 부문장(전무)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자신이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조선소 프로젝트가 현지 국왕의 이름을 딴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로 확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40년 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기업 도약의 발판을 사우디에서 이뤄낸 것을 정 명예회장의 손자인 정 전무가 또다시 이어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오는 2021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입해 150만평 규모로 조선소를 짓게 된다.

/서정명·한재영·이종혁기자 vicsjm@sedaily.com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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