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연합뉴스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 의원이 3일 정면 충돌했다. 두 사람은 친박 인사에 대한 인적청산을 놓고 갈등을 보여온데다 서 의원이 전날 소속 의원에 보낸 서한이 기름을 부었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정한 듯 인적청산 대상으로 ‘서청원 의원’을 직접 거론했다. 서 의원이 “인위적인 몰아내기는 안 된다”며 인적청산에 반기를 드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게 친박을 다시 결집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로 보고 있다. 2선 후퇴를 선언한 친박 핵심이 다시 전면에 나서 계파모임을 한다는 것으로 의심한 것이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지난 달 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차 전국위원회에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만장일치로 추인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실제 인 비대위원장은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청산대상이) 스스로 나타나더라”며 서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러면서 “서청원 의원이 (인적청산 압박에) 화가 많이 난 것 같다”며 “그러나 나에게 그렇게 무례하면 안 된다.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발끈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대통령 탄핵이 진행 중인데 이 정도면 일본 같으면 할복한다”며 “대통령과 친하다고 ‘친박’이라고 불렸던 사람들은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염치는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이 ‘떠나는 시기가 오면 자발적으로 당을 나가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자기가 무슨 임금이냐. 자기가 얘기하면 다 들어야 하냐”며 “과거에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당이 변하고 세상이 변했다”고 비판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서 의원을 “악성종양의 핵”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시간이 없어 급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 핵을 떼어내지 않으면 당이 죽는다”고 말했다. 그는 “핵만 제거하면 악성종양은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박 핵심들이 죄가 없는 사람(의원)들까지 인질로 잡고서 ‘다음번에는 당신이 (인적청산 대상에) 포함된다’며 겁을 주는 인질극을 벌이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 측은 이에 대해 “인 비대위원장의 말씀은 성직자로서나 공당의 대표로서 금도를 벗어난 것”이라며 “부디 국가와 국민, 그리고 새누리당을 위해 최소한의 품격을 지켜주길 바란다”며 공식 반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