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3시 종로구 동숭동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어쿠스틱한 분위기가 흐르는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옛 주인을 기다리며 홀로 살고 있는 헬퍼봇 5 올리버와 똑똑하고 명랑하지만 관계에 관해서는 매우 냉소적인 헬퍼봇 6 클레어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란문화재단 시야스튜디오를 통해 지난해 9월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였던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2년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 2013년 더뮤지컬 어워즈 작곡작사상을 휩쓴 윌 애런슨 작곡가, 박천휴 작가 콤비의 신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박천휴 작가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4년 우란문화재단 개발 지원을 통해 리딩공연과 트라이아웃 공연을 마쳤고 동시에 미국에서도 개발이 진행됐다”고 설명하며 “긴 장거리 경주를 동시에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초연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미래이기 때문에 이럴 것이다’ 보다는 ‘미래이기 때문에 우리의 감정이 이럴 것이다’에 중점을 뒀다. 로봇을 통해 사람이나 헬퍼봇이 고통받는 모습보다는 우리는 어떤 감정을 지니고 사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래와 로봇이 등장하는 소재가 등장함에도 극 전반에 아날로그 감성이 관통한다. 무대 역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미래와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
김동연 연출은 이에 대해 “배경은 미래지만 이 안에서 느껴지는 감성을 담을 수 있는 무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낡아가는 헬퍼봇처럼 아날로그 적이고 낡아있는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작품이 전하는 감성을 느끼는데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설정했다”며 무대 연출에 대해 설명했다.
무대 외에도 6인조 라이브 밴드로 이루어진 따뜻하고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와 아날로그한 감성이 흐르는 소품들이 시종일관 따뜻하고 훈훈하게 무대를 채운다.
작곡가 윌 애런슨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일렉트로닉이나 신디사이저를 사용하지 않은 어쿠스틱한 음악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설명하며 “이 이야기는 공상과학이나 인공지능의 이야기가 아니라 진정한 인간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인간의 감정을 음악에 최대한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헬퍼봇 5 올리버 역에는 김재범, 정문성, 정욱진이 헬퍼봇 6 클레어 역에는 전미도와 이지숙이 캐스팅 됐다. 여기에 올리버의 옛 주인 제임스 역할에는 고훈정과 성종완이 무대에 오른다.
트라이아웃 공연에 이어 초연에도 클레어 역으로 출연 중인 전미도는 “클레어는 올리버보다 업그레이드 된 버전의 로봇으로, 조금 더 사람에 가까워져 사회성까지 발달된 로봇이다”며 “자신에게 얼마 남지 않은 수명도 쿨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긍정적인 성격이지만 한편에는 주인으로 인한 상처를 가진 여자 로봇이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같은 역의 이지숙은 처음 맡은 ‘로봇’ 연기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처음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고 말문을 연 이지숙은 “저에게 제일 어려웠던 건 고장 나는 연기를 하는 것이었다”며 “로봇이 고장나는 걸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하면서 팔도 꺾어 보는 연습도 했다. 특히 클레어가 말투나 감정들을 새로 학습하는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연습을 했다”고 중점에 둔 부분을 언급했다.
“하다하다 이제 로봇까지 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문을 연 올리버 역의 정문성은 “어려운 역할에 도전하는 것이 배우로서 자극받는 것들이 있다”고 언급하며 “대본을 처음 봤을 때부터 느낌이 좋았다. 내가 받았던 느낌을 관객들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이 작품은 하면 할수록 정말 좋은 작품이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12월 20일부터 2017년 3월 5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