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삼성 합병·블랙리스트 '몸통' 겨눈다

특검,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불러 장시호 후원 집중 추궁

장충기 등 사장급 줄소환 가능성…내주 삼성수사 분수령

"문화계 블랙리스트 확보" 김기춘·조윤선 조사도 초읽기

최순실씨 일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의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이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송은석기자최순실씨 일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의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이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송은석기자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 칼날이 삼성 합병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의 배후로 꼽히는 이른바 수뇌부를 겨냥하고 있다. 줄소환 등 강제수사로 이들 의혹의 한가운데 서 있는 윗선에 차츰 다가가는 모양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연이은 소환조사로 예열을 마친 특검이 이르면 다음주 초부터 삼성그룹 사장급을 비롯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은 6일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이 출범 이후 삼성 관계자를 공개 소환한 건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 사장 이후 두 번째다.


특검은 임 사장을 상대로 삼성전자가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000만원을 후원하게 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특검은 최씨를 비롯한 장씨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김 사장에게 압력을 넣어 삼성전자가 후원하도록 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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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 임 사장을 소환 조사하자 법조계에서는 이르면 다음주가 삼성그룹 수사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검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수사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데다 제일기획을 시작으로 삼성 관계자를 상대로 한 소환 조사에 착수했다는 이유에서다. 다음주 초 장충기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신호탄’으로 박상진 대외담당 사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이 최근 대기업 수사를 전담하는 수사4팀에 수사3팀 소속 2~3명을 이동시켜 인력을 보강했다고 알려져 삼성 수사 본격화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울러 특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의 핵심 배후로 꼽히는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이르면 다음주 초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김 전 실장과 조 장관,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자택이나 사무실을 비롯해 문체부 청사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전·현직 문체부 장차관을 차례로 불러 조사한 터라 이제는 의혹의 핵심 인물을 소환할 차례라는 얘기다. 특검은 이날도 모철민 주프랑스대사를 8일 만에 재소환하는 등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수사에 잰걸음을 보였다. 특검팀은 브리핑에서도 “문체부 간부에 대한 부당한 인사 조치가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문화계 지원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도 확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특검은 최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 수사와 관련해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 대해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고발을 요청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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