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中외환보유액 급감...차이나악몽 또 오나

작년 12월 3조100억弗...한달새 410억弗↓ 5년10개월래 최저

달러이탈 속도 빨라 1월 심리적 마지노선 3조弗 붕괴 유력

'환율 요동→코스피 폭락' 재연 우려로 국내 금융시장 초긴장







중국의 지난해 12월 외환보유액이 5년10개월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달러를 가까스로 지키기는 했지만 지난 한 해 동안 3,200억달러가 빠져나가 중국 당국의 외환보유액 유지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당장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3조달러라는 외환보유액 방어벽이 올 1월에는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초 전 세계를 패닉으로 몰았던 중국발 금융 쇼크가 올 초 또 한 차례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위안화 추가 약세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中 외환보유액 5년10개월 만에 최저치 추락=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105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달에 비해 410억달러 감소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2011년 2월(2조9,914억달러) 이후 5년10개월 만에 최저치다. 블룸버그 등 금융시장의 전망치(3조100억달러)는 소폭 웃돌고 지지선인 3조달러 붕괴는 피했지만 시장에 팽배한 외환보유액 감소 우려는 씻어내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올 1월 중국의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3개월간 월평균 400억달러가량 빠져나가는 외환 유출 속도와 연초 달러 환전 수요 증가를 감안하면 3조달러 방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관타오 전 중국 외환관리국 국제결제국장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달러 안팎으로도 충분한 수준이기 때문에 당국이 굳이 3조달러 이상을 고수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조만간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발등에 불 中 당국 외자 유치 대책 마련 나서나=중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중국 외환시장 요동의 악몽을 떠올리며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 이후 빚어질 심리적 충격에는 민감해 하는 분위기다. 최근 이강 인민은행 부행장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감소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2위인 일본과 3위인 사우디아라비아보다 각각 2.6배, 5.7배 많을 정도로 충분하다”며 시장의 안정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관련기사



중국 정부도 쪼그라드는 달러 지갑을 채우기 위해 외국인투자 유치와 관련한 조치 마련에 나서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6일 적극적으로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20개 조치를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신문망 등 중국 매체들은 서비스·제조·광산업 분야 등에서 외자 진입제한을 완화하고 친환경 제조업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차이나 악몽 재연되나…국내 금융시장 긴장=국내 금융시장도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를 1,800선까지 떨어뜨렸던 중국발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3조달러 붕괴는 국내 증시에도 큰 위험요인이다. 금융시장의 자금 유출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외국인에게 매도 압박을 줄 가능성이 높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조달러는 상징적인 금액”이라며 “중국의 외환보유액 급감은 위안화는 물론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외환보유액 3조달러와 달러 대비 7위안이라는 중국 금융시장의 두 심리적 버팀목이 동시에 허물어지면 시장의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중국 위안화가 심리적 저항선인 7위안선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위안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6일 전날보다 0.92% 내린 달러당 6.8668위안으로 고시했다. 7위안선을 지키기 위해 중국 당국이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 인민은행 고문인 위융딩 중국사회과학원 명예교수는 “중국 당국이 환율에 적극 개입하면 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돼 오히려 외환 유출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금융시장에서는 위안화가 연내에 달러당 최고 7.65위안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위안화 가치 추가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 BNP파리바는 연말에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4위안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고 라보방크는 달러당 7.65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박준호기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