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영화

[리뷰]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짐 캐리 주연 영화를 능가하는 넷플릭스의 음울한 상상력

짐 캐리 주연의 영화로 기억되던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이 넷플릭스(Netflix)의 8부작 오리지널 시리즈로 돌아왔다.

넷플릭스에서 8부작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한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Lemony Snicket’s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은 ’레모니 스니켓‘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소설가 다니엘 핸들러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상화한 작품.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총 13권의 시리즈로 발매된 다니엘 핸들러의 원작소설은 화재사고로 갑작스럽게 부모를 잃은 바이올렛, 클라우스, 써니 등 보들레르 가문 세 남매가 먼 사촌인 올라프 백작에게 입양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올라프 백작(닐 패트릭 해리스 분)과 보들레어가 삼남매 바이올렛(말리나 와이즈먼 분), 클라우스(루이스 하인즈 분), 써니(아시프 맨드비 분), 그리고 작중 화자인 레모니 스니켓(패트릭 워버튼 분) / 사진제공 = 넷플릭스(Netflix)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올라프 백작(닐 패트릭 해리스 분)과 보들레어가 삼남매 바이올렛(말리나 와이즈먼 분), 클라우스(루이스 하인즈 분), 써니(아시프 맨드비 분), 그리고 작중 화자인 레모니 스니켓(패트릭 워버튼 분) / 사진제공 = 넷플릭스(Netflix)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2004년 제작된 브래드 실버링 감독의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는 작품. 짐 캐리가 ’올라프 백작‘을 연기하며 기괴한 연기의 절정을 선사한 영화판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다니엘 핸들러의 원작소설 중 1권 ’눈동자의 집‘과 2권 ’파충류의 방‘을 합쳐서 영화로 그려낸 바 있다.

하지만 영화판의 경우 짐 캐리의 독특하고 기괴한 연기는 찬사를 받았지만, 원작소설의 내용을 두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무리하게 압축해 집어넣어서 다니엘 핸들러의 소설이 주는 기괴한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에 비해 총 8부작으로 제작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는 다니엘 핸들러의 원작소설을 매우 완성도 높게 재현해낸다. 넷플릭스 버전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1권 ’눈동자의 집‘부터 4권 ’수상한 제재소‘까지 13권의 원작소설 중 4권까지의 분량을 각 권 당 1시간 분량의 에피소드 두 편으로 그려낸다.

관련기사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장점이라면 영화판에서는 짐 캐리가 연기한 ’올라프 백작‘에게 주로 맞춰졌던 포커스를 바이올렛과 클라우스, 써니 등 각자 독특한 재능과 장기를 가진 삼남매에게 맞춰준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 시리즈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올라프 백작‘의 기괴함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판과 다르게, 아이들의 모험과 수난에 초점을 맞춘 성장 드라마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다.

특히 삼남매 중 장녀인 바이올렛을 연기한 말리나 와이즈먼은 향후 할리우드를 대표할 배우로 자랄 수 있는 훌륭한 포텐셜을 선보인다. 2015년 첫 시즌이 방송된 CBS TV시리즈 ’슈퍼걸‘에서 슈퍼맨의 사촌인 슈퍼걸 ’카라 조엘‘(멜리사 베노이스트 분)의 아역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던 말리나 와이즈먼은 영화판에서 ’바이올렛‘을 연기한 에밀리 브라우닝보다도 한결 매력적인 ’바이올렛‘을 연기해낸다. 영화판이 짐 캐리를 보는 재미가 가득했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말리나 와이즈먼의 연기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올라프 백작(닐 패트릭 해리스 분)과 보들레어가 삼남매 바이올렛(말리나 와이즈먼 분), 클라우스(루이스 하인즈 분), 써니(아시프 맨드비 분) / 사진제공 = 넷플릭스(Netflix)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올라프 백작(닐 패트릭 해리스 분)과 보들레어가 삼남매 바이올렛(말리나 와이즈먼 분), 클라우스(루이스 하인즈 분), 써니(아시프 맨드비 분) / 사진제공 = 넷플릭스(Netflix)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아닌 주문형 TV 방식으로 감상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라고 해서 미술, 편집 등 영화적인 완성도가 떨어지지도 않는다. 팀 버튼의 영화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기괴한 고딕풍의 미술을 가져온 영화판과 다르게 넷플릭스는 동화적 상상력을 배제한 채, 3인칭 시점의 화자 레모니 스니켓(패트릭 워버튼 분)의 경고처럼 “아주 어둡고 우울하며, 희망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라는 원작소설 본연의 묘사를 충실히 따른다.

또한 올라프 백작을 연기한 닐 패트릭 해리스의 연기는 영화판의 짐 캐리가 보여준 기괴한 캐릭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대신 조안 쿠삭이 연기한 ’스트라우스 판사‘ 등 주변 인물들에 대한 묘사를 충실히 갖춤으로서 이를 보완한다. 영화적인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넷플릭스가 이미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나 HBO와 같은 케이블 채널의 대작 TV 시리즈에 뒤쳐지지 않는 웰메이드한 완성도를 지녔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과다.

넷플릭스는 원작소설의 4권까지를 그려낸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시즌1에 이어 향후 원작소설 8권까지의 분량을 시즌2로 제작할 계획이다. 영화판이 겨우 2권까지의 분량을 다루면서도 지나친 압축과 생략으로 ’레모니 스니켓‘ 특유의 우울하고 기괴한 맛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면, 넷플릭스는 두 시간이라는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은 8부작 시리즈로 레모니 스니켓 특유의 상상력과 아동학대와 무관심이라는 주제까지 충실히 담아내며 영화를 뛰어넘는 매력을 완성했다. 넷플릭스 버전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넷플릭스를 통해 1월 13일 공개됐다.

원호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