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넬슨 메렌테스 중앙은행 총재가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후임 총재로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마두로 대통령과 같은 통합사회주의당 소속 정치인인 리카르도 산기노(73)가 임명됐다. 산기노는 국회 재정ㆍ경제개발위원회의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지 언론 등은 베네수엘라의 새 고액권 도입 추진이 혼란을 빚은 점이 이번 중앙은행 총재 교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달 15일부터 2만·1만·5,000·2,000·1,000·500 볼리바르의 고액 지폐 6종을 새로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신권 유통이 늦어지면서 큰 혼란을 겪었다. 기존의 생필품난과 극심한 물가 상승에 시달리는 와중에 지폐 교체 지연으로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베네수엘라 곳곳에서는 시위와 약탈이 일어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제적인 태업으로 새 고액권 지폐 수입이 지연됐다고 주장해 왔지만, 한 소식통은 마두로 대통령이 고액권 도입 지연을 이유로 메렌테스 전 총재에게 사직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메렌테스 총재의 사임과 관련해 “그가 그간 다양한 전선에서 보여준 노력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면서도 “국내외 마피아들과의 외환 전쟁을 수행하는 중앙은행이 발전을 위해 새로운 진전을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