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탄핵 공개 심판에서 박근혜 대통령 측이 증인을 상대로 한 신문을 하는 과정에서 최순실-고영태 측의 ‘내연관계’ 의혹이 또 다시 불거졌다.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이 최순실과 고영태의 남녀 관계를 묻는 질문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그렇게 추측된다”고 증언했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이 “검찰에서 최순실과 고영태의 관계가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내연관계’라고 진술했죠?”라고 하자 최 씨는 “그렇게 추측된다고 얘기했습니다”고 대답했다.
최순실과 고영태의 관계는 항간에 연인 관계라는 소문이 떠돌았지만 공개 변론에서 차은택씨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느낌을 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차씨는 두 사람이 남녀 관계라는 근거로 “2014년 고 씨가 만나자고 해 이른 아침 청담동 레지던스의 레스토랑에 갔더니, 최 씨와 고 씨가 딱 붙어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봤다”며 “분위기가 내가 받아들이기엔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최 씨가 “고씨 집에 갔더니 젊은 여자가 침대에 자고 있어서 ‘누구냐’고 묻자 되려 ‘아줌마는 누군데요?’라고 하더라.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라고 화를 내는 모습을 봤다”며, “이들의 모습이 ‘바람 피워서 헤어지는 전형적인 연인의 모습’으로 느껴졌다”고 진술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 측이 최 씨가 남편 정윤회씨랑 헤어지기 전부터 시작된 일이냐는 질문에 차 씨는 “잘 모르겠다. 그분이 언제 이혼했는지, 최 씨가 고 씨와 언제부터 만났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법조계에서는 탄핵 심판에서 유리한 결정을 받아내기 위한 박 대통령 측이 고씨의 평판에 흠집을 내 이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촉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고영태씨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어보려고 시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영태씨는 이번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통의 연설문을 미리 받아보고 수정하는 것을 즐긴다고 말한 바 있다.
차 씨는 이날 변론에서 “내가 눈으로 보거나 한 게 아니라 두 사람의 상황을 보고 느낀 감정을 검찰에서 진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