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Science&Market] 눈앞으로 다가온 정밀의료 시대

류규하 삼성서울병원 연구전략실 교수

인공지능에 빅데이터 접목

개인 맞춤형 진단·치료 가능

자료 공유 오픈 플랫폼 구축 등

정부차원 지원체계 마련해야



정밀의료는 유전체정보, 진료·임상정보, 생활습관정보 등을 통합 분석해 환자의 특성에 맞는 진단 및 치료를 제공하는 스마트 의료이다. 미래의 암 진단과 치료에서 인공지능(AI)이 최고 품질의 정밀의료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현행 병리학적 검사기법은 주관적인 측면이 있고 정교하고 정량적인 질병의 유형 측정과 생존 기간 예측을 위해 머신러닝 등 AI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AI 기술은 주요 병리학적 특성 자료와 X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스캔 또는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 등의 영상 분석 자료를 연결해 암 등 질병의 분자 메커니즘 규명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의료 분야에서 AI 기술은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디지털 이미지 패턴 분석을 가능하게 해 암 같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프로세스를 데이터 중심 의료로 전환시키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정밀의료와 AI의 혁신적 발전 전기를 마련한 과학대통령으로 의료·헬스케어 발전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오바마 정부의 2015년 정밀의학 계획 시행으로 환자 맞춤 진료를 위한 빅데이터 수집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100만명의 건강정보를 수집해 다양한 질환의 원인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AI, 슈퍼컴퓨팅,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등 첨단기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학·병원·기업·공공기관 등 이해관계가 다른 다양한 주체가 서로 협력하고 정밀의료 자원을 연계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도 뒷받침돼야 한다.


고도화된 진단 시스템을 통한 정밀의료 실현을 위해서는 시스템 생물학적 접근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서 시작된 시스템 생물학은 수학적 모델링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융합해 생명체를 개별 구성성분이 아닌 전체 시스템 차원에서 분석하고 다양한 생물학적 데이터를 종합해 총괄적 네트워크 정보를 제공한다. AI와 더불어 시스템 생물학이 융합된다면 바이오 의료 빅데이터로부터 새로운 질환에 대한 이해와 고도화된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빅데이터와 AI 기반의 정밀의학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기반 구축과 함께 머신러닝 등의 AI 및 유전체 데이터의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보안 이슈가 해결돼야 할 과제이다. AI가 인간의 생활 전반과 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면서 AI에 대한 윤리성과 중립성 가이드라인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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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의해 자동화된 결정이 어떻게 도출되는지 설명돼야 하고 투명하고 평가 가능한 표준을 기반으로 AI의 의사결정 과정을 확인해 발생 가능한 위험을 경감시켜야 한다. AI와 관련한 규제 가이드라인 마련은 의료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합의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현재 임상에 적용하고 있는 IBM의 ‘왓슨’ 등 개방형 의료정보 클라우드의 구축으로 AI를 진단·검사 등에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 가상현실(VR) ‘헬스 아바타’로 24시간 건강관리를 위해 개인의 유전체정보, 진료기록, 생활습관정보를 합친 삼성의 ‘SAMI’, 애플의 ‘헬스킷’, 구글사의 ‘구글핏’ 등의 플랫폼이 구축되고 있으며 원격으로 병원에 가지 않아도 개인의 건강정보를 24시간 관리·예측하는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

물론 보건복지부도 AI를 활용해 의사의 진단·치료를 지원하는 ‘AI 기반 진단·치료 지원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체·병원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자원 연계·활용 플랫폼’도 구축하고 병원에서 정밀의료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차세대 병원 의료정보 시스템’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밀의료 등 의료·헬스케어 분야에 AI·모바일·클라우드·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적용해야만 4차 산업혁명 등 미래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류규하 삼성서울병원 연구전략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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