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구두를 만드는 신생기업 칼렌시스는 요즘 묘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 중이다. 여성들이 자주 방문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자용이 아닌 남성용 구두를 홍보하고 나선 것이다. 온라인키워드 등을 빅데이터기법으로 분석해보니 남성 수제구두의 주요 구매자가 여성이라는 분석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이 같은 경영기법을 적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에 나선 결과 영업실적이 크게 향상돼 지난해 8~11월의 넉달간 월간 매출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빅데이터 기법이 경영 도전에 직면한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을 살리는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 사내에 묵혀 놓았던 재무, 마케팅 정보나 온라인에 흩어져 있는 각종 자료 등을 모아 고객을 발굴을 발굴하고 신시장을 여는 고급경영정보로 되살리는 경영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31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함께 이 같은 혁신사례들을 담은 ‘2016 중소기업 빅데이터 활용지원사업 우수사례집’을 발간했다. 성공담은 패션, 미용,의료, 식품,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쏟아졌다. 기업규모로 보면 신생기업서부터 수십년 전통의 중견기업까지 다양했다.
특히 화장품 시장 등을 공략 중인 신생기업 라이클은 지난해 8~11월의 넉달새 매출을 4.5배가량 늘려 주목 받았다. 대중적 인기를 끌 고 있는 자사 미용애플리케이션(앱) ‘언니파우치’ 등을 통해 쌓인 방대한 고객정보를 활용해 성공적으로 신제품을 개장하고 오프라인 매장 개점에 성공한 덕 분이다. 원래 라이클이 마케팅 표적으로 삼아온 고객층은 20대 중후반 연령층이었다. 하지만 빅데이터로 분석해보니 실제 자사 앱 이용자중 절반이상은 10대 후반과 20대초반 연령층이었다. 해당 연령대는 입술 화장 및 각질제거 등에 관심이 높다는 분석도 얻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입술각질을 완화하는 ‘립스크럽’제품을 개발하는 등 연령별, 피부타입별 차별화된 마케팅을 편 결과는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밖에도 냉동식품회사 천일식품이 연간 10만건에 달하던 거래자료를 꺼내어 재분석한 결과 그동안 경영비중이 낮았던 B2C(기업대 개인간 상거래) 시장에 성공적으로 발을 내디딘 사례, 사설교육기관인 맨투맨학원이 기출문제 등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출제적중률이 84%에 이르는 영어단어장과 교육앱 개발에 나설 수 있었다는 경험담이 사례집에 실렸다. 관절질환전문인 휴병원이 진료기록 등을 재해석한 덕분에 무릎관절 질환 환자들의 재방문이 높다는 점을 파악해 관련 서비스를 확충하고 있다는 점은 빅데이터경영이 의료산업에도 유용함을 방증하고 있다.
장석영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은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며 관련 기법의 확산을 당부했다. 사례집은 ‘K-ICT 빅데이터센터’ 홈페이지(www.kbig.kr)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