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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더 큐어’ 끈적하게 온 몸을 휘감는 이야기와 숨막히도록 매혹적인 이미지의 향연

월 스트리트에서 출세를 꿈꾸는 젊은 간부 록하트(데인 드한 분)은 은퇴를 하겠다는 편지 한 장만을 남긴 채 떠나버린 CEO를 찾아 스위스 알프스 깊은 산 속에 위치한 요양원 ‘웰니스 센터’를 찾는다. 하지만 록하트는 산 속에서 당한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인해 ‘웰니스 센터’에 입원하게 됐고, 환자들의 퇴원을 극도로 경계하는 ‘웰니스 센터’의 모습에 의심을 품게 된다.

2월 15일 개봉할 고어 버빈스키 감독의 ‘더 큐어(A Cure for Wellness)’는 근래 할리우드에서 보기 드물게 탐미적인 작품이다. ‘링’과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통해 유난히 공들인 미쟝센을 선보였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은 ‘더 큐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영화의 한 컷 한 컷에서 심미안적인 고심이 느껴지는 공들인 촬영과 편집으로 ‘더 큐어’를 숨막히도록 매혹적인 영화로 만들어낸다.

영화 ‘더 큐어’ / 사진제공 = 20세기 폭스영화 ‘더 큐어’ / 사진제공 = 20세기 폭스





하지만 ‘더 큐어’가 단지 영상만 매력적인 그런 영화는 아니다. 록하트(데인 드한 분)가 전세계 최상위권의 부자들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웰니스 센터’의 훈훈함 뒤에 숨어 있는 비극적 전설을 알게 되면서, 그리고 이 요양원에서 유일하게 젊은 여성 환자인 한나(미아 고스 분)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더 큐어’는 관객을 흥미로운 미스터리의 세계로 초대한다.

‘더 큐어’는 아주 느린 템포로 조금씩 록하트가 ‘웰니스 센터’의 진실에 접근해나가는 모습을 매우 공들여 묘사한다. 빠른 템포로 관객의 감정을 휘발성 있게 소모해나가는 최근 할리우드 영화의 트렌드와는 정반대되는 템포다. 그런 가운데서도 ‘더 큐어’는 명백하게 의도적으로 툭툭 끊어치는 불친절하면서도 공포심을 자극하는 효과적인 편집으로 긴장의 끈을 이어간다.


무엇보다도 ‘더 큐어’를 빛내는 것은 이미지의 활용이다. 야근을 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직원의 모습부터 시작해, 터널에서 벗어나오며 커브를 도는 기차의 이미지, 깊은 산골을 굽이굽이 휘몰아치며 올라가는 요양원의 이미지 등 ‘더 큐어’는 초반부터 한 폭의 그림같은 이미지들을 펼쳐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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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 이후에는 록하트가 ‘웰니스 센터’의 정체에 의심을 품게 만드는 뱀장어의 이미지부터 시작해 충격적인 이미지들의 나열로 ‘더 큐어’의 미스터리를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해낸다. 이미지와 이야기, 그리고 데인 드한이라는 배우가 지니는 묘하게 불쾌한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더 큐어’는 관객들을 신경쇠약 직전까지 몰아 세운다.

영화 ‘더 큐어’ / 사진제공 = 20세기 폭스영화 ‘더 큐어’ / 사진제공 = 20세기 폭스


관객을 조롱하는 듯한 영화의 원제 ‘A Cure for Wellness’(건강을 위한 치료) 역시 의미심장하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루시우스 말포이’로 잘 알려진 제이슨 아이삭스는 ‘웰니스 센터’의 원장인 ‘폴머 박사’를 연기하며 푸근하고 인자한 이미지로 쉽게 지워지지 않는 공포를 뇌리에 각인시킨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 ‘한나’를 연기한 미아 고스의 신비로운 이미지는 ‘풀머 박사’의 인자한 미소 뒤에 숨은 탐욕의 그림자와 대비를 이루며 더욱 빛난다.

‘더 큐어’는 자극적이고 빠른 영화에 길들여진 관객에게는 쉽게 견디기 힘든 146분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영화를 모두 보고 나면 숨통이 턱 막혀오는 끈적한 공포가 온 몸을 휘감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월 15일 개봉.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원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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