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깐깐해지는 2금융 주택대출

금감원, DSR 도입 추진

앞으로 저축은행, 농협·신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 금융감독 당국이 급증하는 가계부채 대책으로 시중은행의 대출총액을 제한한 상황에서 2금융권 대출까지 깐깐한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회계부정 행위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활개치는 정치 테마주에 대한 감독당국의 감시도 강화된다. 7일 금융감독원은 ‘2017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발표를 통해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DSR는 기존 대출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보다 깐깐한 대출심사 지표로 현재 은행들이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DTI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외의 대출은 이자상환 부담만 평가하지만 DSR는 주담대 외의 대출도 원리금 상환부담 능력을 따지기 때문에 기존 대출을 갚지 않으면 신규 대출이 어려워진다. 제2금융권에도 DSR가 도입되면 개개인의 주택대출 가능액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차주의 상환 능력에 맞지 않는 과잉대출을 억제하려면 금융기관들이 여신심사를 제대로 해야 한다”며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도 대출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 정확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가계부채의 취약 부문으로 꼽히는 자영업자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자영업자대출을 업종·유형별로 구분해 상세 분석하고 은행·비은행권을 포괄하는 리스크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또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비율과 원리금 분할상환 비율을 늘릴 계획이다. 고정금리대출자 비율을 늘리면 국내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가계부실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은행권 주담대 고정금리 목표 비율을 지난해 42.5%에서 올해 45%로 늘리고 보험권의 올해 주담대 고정금리 목표 비율도 25%로 신설했다. 분할상환 비율도 각 업권에서 5%포인트씩 늘렸다. 은행권의 경우 전체 주담대 가운데 분할상환 비율을 지난해 50%에서 올해 55%로, 상호금융권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20%로 확대했다. 보험권 역시 지난해 분할상환 비율이 40%였지만 올해는 45%로 증가했다. 금감원은 업권별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해 이행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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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강화한다. 무엇보다 은행·보험회사는 물론 카드·캐피털·저축은행에도 전방위로 위기에 대비한 자본을 더 쌓을 것을 요구했다.

우선 저축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등 금리, 부동산시장 상황에 따라 리스크 확대가 예상되는 취약 부문 현장검사를 강화한다. 자영업자대출, 증권사 채무보증 등 잠재 리스크 요인은 현장에서 직접 정보를 수집해 초동 단계부터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카드·캐피털사 등 여신전문 금융회사의 자산 건전성 분류기준은 은행 등 다른 업권과 같은 수준으로 강화한다. 여전사들은 지금은 연체된 지 3개월 미만인 자산을 정상, 3∼6개월인 자산을 요주의, 6개월 이상인 자산을 고정 이하로 분류하고 있다. 앞으로는 연체 1개월 미만의 자산을 정상, 1∼3개월 미만을 요주의, 3개월 이상은 고정 이하로 분류해야 한다. 여전사들이 연체자산에 따른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뜻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자산유형별로 위험가치를 세분화하도록 한다. 고금리 신용대출, 상업용 부동산 등 리스크가 큰 자산이나 대출이 많은 저축은행은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 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보험회사들의 자본확충도 유도한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거 보험회사들이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시가로 평가하면 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금감원과 보험업계는 ‘IFRS17공동준비단’을 함께 구성해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응할 예정이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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