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우즈는 '약속왕'

10여 년전 "PGA서 보자"

청각장애 흑인 골퍼에

제네시스오픈 출전권 선물

청각장애를 극복한 흑인 골퍼가 타이거 우즈(42·미국)의 대회에 초대받는 행운을 얻었다.

미국의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은 9일(이하 한국시간) 흑인 골프선수 케빈 홀(34)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오픈에 출전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제네시스오픈은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타이거 우즈 재단이 함께 여는 대회로 오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리비에라CC에서 개최된다.


두 살 때 수막염으로 청력을 잃은 홀은 어린 시절부터 골프에서 두각을 나타내 지난 2004년에는 모교인 오하이오주립대가 속한 빅텐콘퍼런스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프로 데뷔 당시 청각장애 흑인 골퍼로 화제가 됐지만 2005년과 2006년 PGA 투어 대회에 다섯 차례 참가해 한 번도 컷을 통과하지 못하는 등 성적은 좋지 않았다. 이후 2부 투어와 더 작은 규모의 대회에 출전하며 선수생활을 이어 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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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출전자격이 없는 홀은 ‘찰리 시포드 출전권’을 받아 이번 대회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시포드 출전권은 PGA 투어가 열악한 환경의 골퍼에게 주는 추천제도로 2009년 만들어졌다. 2015년 타계한 시포드는 1961년 흑인 최초로 PGA 투어 멤버가 된 인물로 차별의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한 ‘골프의 재키 로빈슨(첫 흑인 메이저리거)’이다. 우즈도 시포드를 ‘할아버지’라 칭하며 존경을 표했다.

우즈는 시포드 출전권을 홀에게 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으나 미국의 골프위크는 10여 년 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우즈의 골프 클리닉에 참가한 홀이 우즈로부터 직접 “나중에 PGA투어에서 보자”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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