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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작된 도시’ 지창욱, “제일 잘 한 일... 배우가 된 것”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건,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이에요. 아들이 배우가 되기를 반대하신 어머니와 싸우지 않았더라면 배우가 안 될 수도 있었는데, 어머니와 싸웠고, 또 담임 선생님과 싸웠어요. 그렇게 배우의 길을 선택한 절 두고 굉장히 반대가 많았어요. 그럼에도 ‘배우의 길을 선택’한 건 다시 생각해도 잘 한 일입니다.”


매번 인터뷰 질문에 겸손함을 보이는 배우 지창욱이 자신을 칭찬했다. 바로 ‘스스로 배우가 되기로 마음 먹은 일’이다.

배우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최근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지창욱은 “성향 자체가 겁도 많고, 조심성도 많아서 지극히 평범한 성격인데, 이렇게 배우란 직업을 선택했기 때문에 더 노력하게 되고, 신선한 자극을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 더 많아 좋다.”고 말했다.

그의 선택이 있었기에 우리는 맑은 배우 지창욱의 연기를 드라마와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됐다.

드라마 [기황후], [힐러], [THE K2]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아시아를 사로잡은 지창욱이 데뷔 약 10년 만에 도전해 첫 스크린 주연에 나섰다. 사실 지창욱이 이번 작품을 결정하기까지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게임과 현실을 접목시킨 영화라는 요인 외에도 스크린 첫 데뷔작인데다 원톱 주연이라는 점이 부담감을 안겼다.

“출연 제안을 받고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어요. 무엇보다 과연 내가 주연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컸어요. 하지만 박광현 감독님을 만나 대화를 나눈 뒤 작품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생겼어요. 감독님만의 색깔아 ‘조작된 도시’와 만나 재밌는 작업이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의 선택은 제대로 통했다. 와이어 액션과 카체이싱, 건물 3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하강 레펠과 360도 회전 총격신 등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해내는 것은 물론.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의 감정까지 완벽히 표현해내며 충무로의 떠오르는 배우로 점쳐졌다는 후문이다.

영화는 특별히 내세울 것 없었던 사회의 낙오자들이 모여 자신만의 숨겨진 재능과 장기를 발휘해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고 그 배후에 있는 거대 권력에 맞서는 과정을 그린다.

지창욱은 온라인 게임 내에서는 ‘게임계의 신(神)’으로 통하는 ‘권유’ 역을 맡았다. 전직 태권도 국가대표인 ‘권유’는 실제 현실에서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무일푼의 평범한 20대 백수 청년이다.

평범한 인물인 ‘권유’ 역 지창욱이 조작된 세상을 뒤집기 위한 짜릿한 반격에 나서기 시작하면 관객들의 공감지수는 높아진다. 단순히 처절한 복수로 점철되는 게 아닌, 작은 힘이 모여 거대 권력을 이겨낸다는 점이 함께 세상을 전복시키는 카타르시스를 안기게 한다.

박광현 감독은 “불행하게도 이 시대를 살면서 힘없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희생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피부로 와 닿는 이야기라 관심이 갔다.” 며 “세상 끝에 버려져 있을 때 내 손을 잡아준 누군가가 있었고 그들과 함께 작은 힘을 모아서 멋지게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현실에 빗대어 상상력을 펼치게 된 계기를 밝힌 바 있다.

배우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배우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배우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이 신선한 범죄액션물을 지창욱은 간략하게 “비주류의 사람들이 권력자들과 싸우는 이야기이다”고 소개했다. 지창욱이 천상병 시인의 ‘나무’를 내레이션으로 들려주는 장면은 영화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며 화려하진 않지만 잔잔한 ‘희망’의 기운을 전파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인데 이들을 비주류라고 생각하고 싶진 않아요. 무일푼 백수, 초보 해커, 특수효과 말단 스태프 등 그들을 비주류라고 바라보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평범한 인물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권력과 세상에 맞서는데 촬영하는 내내 먹먹함이 있었죠. ‘조작된 도시’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이런 안타까운 이야기를 유쾌하고 희망적으로 풀어냈어요. 이 점이 저희 작품의 매력이기도 해요. “


액션 연기의 일인자로 평가받는 지창욱이지만, 전작 [THE K2]와 비슷한 액션 연기를 선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새로운 연기 변신’에 대한 고민은 가져가지만, ‘조작된 도시’와 작품은 물론 캐릭터적으로 차별화된 지점이 있음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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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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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마다 다양한 얼굴이 있어요. 물론 대중들도 다양한 입장 차이가 있겠죠. 배우가 이 작품이 끝이 아닌데, 매번 새로운 걸 보여달라고 하세요. 이제 제 나이 서른이 됐는데, 매번 다양한 연기를 원하세요. 거기에 대해서 전 ‘천천히 생각할래요’ 라고 말하고 싶어요. ‘천의 얼굴’이란 수식어도 좋겠지만, 억지로 새로운 걸 찾아서 보여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시간이 자니면 아직 대중들에게 보여주지 않은 저의 여러 가지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 줄거라 생각해요. 거기에 대한 기대감도 분명히 있어요. ”

지창욱이 가는 길은 분명했다. 스스로 “귀가 얇아요. 그래서 더 흔들리지 않으려고 해요.”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선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일을 하면서 느꼈던 건 ‘배우가 흔들리는 건 좋지 않다’ 였어요. 사람들 입이 열 개면 열 개 다 다르게 평이 나와요. 그렇게 다른 하나 하나의 평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정작 내 색깔이 없어지지 않을까요. 대중을 외면하는 건 아닌데, 분명히 내 색깔을 추구하고 나만의 길을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를 더욱 발전하게 하는 건 배우로서의 자존심과,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에 있었다. 이는 곧 작품에 임하는 자세로 직결된다.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고 싶다’는 당당한 배우 지창욱은 “절 좋아해주시는 분들 앞에선 좋아해주시기에 연기적으로 더 부끄럽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연기를 잘 하고 못하고의 차이를 떠나서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좋은 연기를 만들어요. ‘최선을 다했냐?’란 물음에 스스로 ‘YES’라고 답할 수 있어야죠. 제가 봤을 때 배우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차이는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100가지 장면이 있다고 했을 때, 다 정성을 들여서 찍기 쉽지 않을 때가 있어요. 배우도 사람이니까요. 가끔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쳐 현실과 타협 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모니터를 보면 여지 없이 제 눈에 들어와요. 그냥 지나가는 신이라 관객들은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쌓여서 배우의 디테일이 나오는 것 같아요.

명확하게 관객들이 알아보거나 하는 건 아닌데,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선 차이가 나는 것. 그게 바로 배우의 자세이죠. 이런 점을 더 마음에 담고 하고 싶어요. 매 작품마다 더 열심히 임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 할 수 있어요.“

배우 지창욱이 평가한 인간 지창욱은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은 소년”이다. 여기에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하는 역마살도 있다고 한다. “나이 들어도 철 들지 않는 순수한 소년이고 싶어요. 그런 마음으로 한 해 한 해 나이 먹고 싶어요.”

배우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배우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 인터뷰 전 포토타임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지수진 기자


‘소년 지창욱’에 한가지를 더 추가해야 할 듯하다. 바로 ‘효자 지창욱’이다. ‘효자 지창욱이란 소문이 들리더라’ 란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소문이 아니고, 전 효자입니다. 효자.”라고 말 했으니 말이다.

“매일 매일 어머니를 많이 생각하구요. 어머니가 저한테 의지를 하세요. 어머니랑 살다보면 싸우기도 많이 하는데, 안 그랬던 어머니가 제 눈치를 볼 때가 있어요. 그 때마다 어머니가 많이 약해진 것 같다. 그러니까. 내가 잘 해야겠다란 생각을 해요. 어머니가 어렸을 때 제 뒷바라지 하시면서 고생을 많이 하시고, 배우 되겠다는 아들 때문에 마음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효자 아들로 웃으실 수 있어야죠.”

인터뷰 후, 자신의 몸집만한 커다란 강아지를 안고 나가는 지창욱의 뒷모습이 든든해 보였다.

지창욱이 온 마음과 몸으로 공들인 영화 ‘조작된 도시’는 개봉 첫날인 2월 9일(목) 157,66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특히나 개봉 첫날 스코어인 157,668명은 설 연휴 극장가를 사로잡으며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한 <공조>의 첫날 스코어인 151,845명을 비롯 박광현 감독의 전작으로 800만 관객을 동원한 <웰컴 투 동막골>의 첫날 스코어인 135,991명을 넘어선 기록으로 눈길을 끌었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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