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24일을 정기주총 날짜로 확정했지만 사외이사 변경 또는 선임 안건을 정기주총 의안에 올리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기업 CEO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해 지배구조를 보다 투명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에 앞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했던 앨리엇은 3명의 독립적 이사를 이사회에 추가하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 추진은 이 같은 앨리엇의 요구에 일정 부분 응답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외국계 사외이사 선임이 불발된 것은 특검 수사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은 지속적으로 이사 선임을 추진했지만 상대방의 수락이 필요한 일이다 보니 급변한 환경 속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리스크에 민감한 외국계 인사들의 속성상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맡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삼성을 둘러싼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글로벌 기업 출신이 지금 어떻게 삼성전자 이사를 맡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다만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 선임은 삼성이 약속한 일인만큼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사외이사는 이인호, 김광중, 송광수, 이병기, 박재완 등 5명으로 전원이 한국인이며 기술 분야에 대한 경험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중 사외이사 선임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며 “지속적으로 지배구조 투명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