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국방부 “사드, 5~7월 배치”, 환경영향평가 속전속결 논란

‘대규모 부지에 소규모 적용, 계약이전부터 평가 착수’ 무리수

배치 완료 뒤 골프장 활용 여부도 논란 거리

軍, 경계병 배치·울타리 설치작업 돌입

국방부는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가능한 빨리 배치하겠다”고 28일 밝혔다. 국방부는 ‘배치 시기가 5~7월이냐’는 질문에 “조심스럽다”고 답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에만 최소한 6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국방부가 속전속결 원칙 아래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사드 부지 확보를 위한) 부지계약과 교환이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사드가 배치되도록, 시기를 당기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드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른 부지공여, 기지 기본설계, 환경영향평가, 건설 등의 과정을 거쳐 배치된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사전 작업을 진행해왔다”며 “오는 5~6월에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에만 6개월~1년이 소요돼 국방부가 원하는 대로 단기간에 공사를 강행하려면 환경영향평가와 설계·시공 등을 한꺼번에 진행해야 하는 부담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일반환경평가는 1년, 33만㎡ 이하의 소규모 환경평가라도 6개월이 소요되는데 국방부는 148만㎡에 이르는 성주 골프장 부지를 소규모로 간주해 6개월로 잡았다. 국방부 당국자는 “미국에 공여될 부지는 33만㎡ 이하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으나 이 기준을 따르더라도 9월 초에나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보다 이른 시일 안에 공사를 마칠 계획이어서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완공 시기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환경영향평가를 상당 부분 미리 진행했으며 설계, 미국과의 협상, 건설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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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생태팀의 맹지영 국장은 “전체 부지 중에서 일부만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삼은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며 법과 규정, 관례를 준수해야 할 정부부처가 일정을 앞당기려고 계약 이전 시점부터 미리 환경영향평가에 착수하는 행태도 법규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맹 국장은 “롯데 골프장 시절 환경영향평가를 이미 받았다”는 국방부 주장에 대해서도 “사업 내용과 오염원이 달라진 만큼 환경영향평가로 새롭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환경영향평가만 마무리되면 부대시설이 다 들어서기 전이라도 사드 포대만 먼저 배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와 관련해 국방부 당국자는 “한미 간에 협의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롯데 측과 교환계약이 성사됨에 따라 이날부터 경북 성주골프장을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설정해 경계병을 배치하고 울타리를 설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울타리 설치에 필요한 철조망 등 물자는 헬기로 이송할 계획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미군에 일부만 제공되고 남은 골프장 시설이 한국군과 미군의 골프장으로 활용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나머지는 우리 군의 군용지로 쓸 계획”이라고만 답했다.

/권홍우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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