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분단의 아픔 간직한 평화의 공원엔 '철마는 달리고 싶다' 팻말만 오롯이

< 10·끝 >평화·안보 코스=파주·인천·수원·화성

■안보 최전선 현장 파주

철도중단점·자유의 다리 등 민족 비극 그대로

■일제 저항의 도시 인천

강화 김구 선생 고택서 독립운동 정신 새겨

■세계문화유산 보유 수원

조선시대 수도 서울 방어 수원화성 자리잡아

■당쟁의 비극 서린 화성

사도세자·아들 정조의 무덤 '융·건릉'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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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뉴스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식들은 대한민국의 안보가 위태롭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의 마지막 코스는 경기도 파주시, 인천광역시, 경기도 수원시와 화성시를 잇는 ‘평화안보’ 코스다. 분단된 조국에 살고 있음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는 임진각부터 일본의 무력에 의해 강제로 개항된 인천개항장, 임진왜란 이후 수도 서울을 방어하기 위해 지어진 수원화성까지. 시대를 거슬러 오르며 떠나는 이번 여행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다.




군사분계점을 기점으로 7㎞ 떨어진 곳에 임진각이 자리하고 있다.군사분계점을 기점으로 7㎞ 떨어진 곳에 임진각이 자리하고 있다.


평화를 염원하며 만들어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평화를 염원하며 만들어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지상 5층, 지하 1층의 석조건물로 이산가족의 한을 달래주고 통일교육의 체험 도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1992년 건립된 통일전망대.지상 5층, 지하 1층의 석조건물로 이산가족의 한을 달래주고 통일교육의 체험 도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1992년 건립된 통일전망대.


◇대한민국 안보의 현재를 마주하다=군사분계점을 기점으로 7㎞ 떨어진 곳에 임진각이 자리하고 있다. 6·25 전쟁으로 인한 민족의 비극이 서려 있는 곳이자 현재까지 대치 중인 남과 북의 상황을 보여주는 이정표인 이곳은 애초 목적과는 달리 파주시의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6,000평 대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건물인 임진각은 지난 1972년 북한 실향민을 위해 세워졌지만 지금은 경기도 내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찾는 관광지가 됐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대한민국의 특수성이 만들어낸 임진각은 이번 테마여행의 주제에 가장 부합하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눈으로 볼 수는 있을지언정 밟을 수 없는 북한땅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많은 이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안보 현실을 느낄 수 있다. 간간이 들리는 뛰노는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는 온전한 평화를 희망하게 한다. 임진각 평화공원 안 ‘철도중단점’에는 녹슨 기차가 굳어버린 듯 멈춰 서 있다. 그 유명한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팻말을 단 채. 북한 실향민을 위한 망배단, 미얀마 아웅산 순국외교사절 위령탑, 한국전쟁의 대표 유산으로서 50여년 만에 개방이 된 자유의 다리와 한반도의 지령을 본 딴 통일연못, 평화의 종, 미국군 참전기념비 등 다양한 명소가 임진각을 찾는 관광객들을 맞는다.

발길을 돌려 오두산 통일전망대로 가면 북한을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오두산은 예로부터 서울과 개성을 지키는 군사적 요충지로 고려 말에 쌓은 산성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곳 정상에 세워진 통일전망대는 지상 5층, 지하 1층의 석조건물로 이산가족의 한을 달래주고 통일교육의 체험 도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1992년 건립됐다. 해발 140m의 높이에 자리 잡은 원형전망실에서는 북쪽으로 개성시의 송악산이 보이고 시야가 쾌청한 날이면 북한 주민들의 농사짓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일본이 한국의 금융계를 지배하기 위해 설립된 18은행. 현재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일본이 한국의 금융계를 지배하기 위해 설립된 18은행. 현재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근대 역사 비극의 현장을 찾다=대한민국 안보의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파주시를 뒤를 하고 강화도로 향하면 근대의 안보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강화읍 남문에서 시내 방향으로 100여m쯤 가다 보면 한국의 정치가이자 독립운동가로 대한민국임시정부 이끌었던 김구 선생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고택을 발견할 수 있다. 전통한옥이지만 일본식 유리 창문이 독특하다. 백범 김구 선생은 1947년 임시정부 주석의 자격으로 강화도를 방문했을 때 잠시 이곳에 머물렀다. 김구 고택은 행랑채와 안채, 그리고 직물공장으로 구성돼 있다. 집안에 들어서면 백범이 직접 썼다는 ‘신독(愼獨)’의 현판 글씨가 있다. 인근 인근 합일초등학교에는 ‘홍익인간’이라는 김구 선생의 휘호가 적힌 현판이 보관 중이다. 일본의 독도 도발과 위안부 관련 망언 일제 치하의 잔재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에 생각이 미치자 인생 전부를 독립운동에 바친 김구 선생이 ‘자기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고 삼간다’고 다짐하며 신독을 쓰는 장면이 더욱 생생하게 그려진다.


강화도 관광을 마치고 인천으로 향하면 일제 강점기의 신호탄을 쏘게 된 강화도조약으로 개항된 인천 개항장을 둘러볼 수 있다. 길지 않은 시간에 여러 서구 문물을 한꺼번에 받아들였기에 개항장 주변으로 일본식 건물과 서양식 건물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산재한다. 일본이 한국의 금융계를 지배하기 위해 설립한 18은행은 현재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이름이 바뀌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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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이 바로 보이는 자유공원 중턱의 경사로에 자리 잡고 있는 ‘제물포구락부’는 전형적인 러시아 건축 양식의 건물이다. 1901년 러시아 건축가에 의해 세워진 이곳은 초기에는 외국인 사교클럽이었고 이후 일본군 휴게소, 미군장교클럽으로 사용되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화성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수원화성


◇조선 시대 두 부자(父子)의 아픔을 느끼다=현재에서 근대로 시간을 거슬러 오르며 떠난 이번 여행의 종착점은 수원과 화성이다. 이곳에서는 조선 시대 비극으로 점철된 두 부자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관광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우선 수원 화성. 조선 제22대 왕 정조는 뒤주 속에서 불운하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양주에서 풍수지리학상 명당자리인 화산으로 이전했다. 동시에 그 부근 주민들을 팔달산 아래인 현재 수원으로 옮기게 하면서 축성된 곳이 바로 수원 화성이다.

화성은 임진왜란을 겪으며 수도 서울의 남쪽 방어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정조는 당쟁이 극심했던 정세를 쇄신하고 강력한 왕도정치를 실현하려는 자신의 원대한 구상을 아버지를 기리며 지은 화성에 투영했다. 조선 시대 문화적 역량의 절정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화성은 1963년 1월21일 사적 제3호로 지정됐으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아버지 사도세자와 아들 정조의 무덤인 융릉과 건릉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화성시의 관광지다. 열 살 때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아들과 아버지로부터 죽임을 당한 아들, 두 부자의 비극이 생생한 곳이다. 정조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억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즉위 초부터 사도세자의 복권에 힘써 지금의 동대문 밖 배봉산에 있던 사도세자의 무덤을 이곳으로 이장하면서 사도세자를 ‘장조’라 추존하고 능호를 융릉이라 지어 왕의 무덤으로 격식을 갖추게 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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