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러 "지하철 테러 범인은 중앙亞 출신…IS 가능성도"

푸틴, 반정부시위 겹쳐 정치적 타격

'대테러전' 구실 내부통제 강화할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예고 없이 폭탄 테러가 발생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튜트역을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붉은 꽃을 내려놓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타스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예고 없이 폭탄 테러가 발생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튜트역을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붉은 꽃을 내려놓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타스연합뉴스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에서 3일(현지시간) 발생한 테러의 범인이 키르기스스탄에서 출생한 러시아 국적자로 지목됐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이번 범행에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연계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4일 키르기스스탄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을 인용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자폭 테러범이 키르기스 출신의 22세 청년 아크바르존 드잘릴로프”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도 동일인을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아직 범행 동기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수사당국은 해당 용의자가 IS와 깊이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IS는 러시아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IS 격퇴전에 참여한 후 대러 보복을 예고해왔다. 더구나 용의자의 출신 지역인 중앙아시아가 최근 IS 조직원을 양산하는 인큐베이터로 부상했다는 점도 IS 개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요인이다. 이 지역은 무슬림이 많고 산과 사막이 많아 조직원을 뽑아 훈련시키기 좋은 입지다. 이에 따라 시리아·이라크 등 중동의 기존 거점에서 세력을 잃고 있는 IS는 ‘중국의 화약고’로 불리는 신장위구르 자치구나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세력을 넓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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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를란 아브딜다예브 키르기스스탄 외무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계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추가 정보를 알기 위해 완전한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26일부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소프트타깃(공격에 취약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까지 발생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푸틴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구실로 내부통제를 대폭 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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