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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티 보이드 사진전]해리슨과 클랩튼의 '뮤즈'...그녀의 앵글에 담긴 '전설'

뜨거웠지만 영원하지 않은

기억할만한 옛사랑의 사진

영상등과 함께 100여점 전시

패티 보이드는 남편 조지 해리슨과 함께 떠난 인도 여행에서의 평화롭고 행복한 기억을 ‘기억할만한 한 주’라는 제목의 초상 사진에 담았다. /사진제공=빅제이 ⓒPattie Boyd_A memorable week패티 보이드는 남편 조지 해리슨과 함께 떠난 인도 여행에서의 평화롭고 행복한 기억을 ‘기억할만한 한 주’라는 제목의 초상 사진에 담았다. /사진제공=빅제이 ⓒPattie Boyd_A memorable week




조지 해리슨과의 불화로 홧김에 따라나선 에릭클랩튼의 투어 현장에서 촬영한 패티 보이드가 찍은 사진은 붉은 소파만큼이나 달아오른 클랩튼의 얼굴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사진제공=빅제이 ⓒPattie Boyd_Another Hotel Room조지 해리슨과의 불화로 홧김에 따라나선 에릭클랩튼의 투어 현장에서 촬영한 패티 보이드가 찍은 사진은 붉은 소파만큼이나 달아오른 클랩튼의 얼굴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사진제공=빅제이 ⓒPattie Boyd_Another Hotel Room


53세이던 1997년의 어느 날 저녁 침대 끝에 걸터앉아 자화상을 찍은 패티 보이드. 외출 직전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살피는 버릇은 젊을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사진제공=빅제이 ⓒPattie Boyd_Self Portrait - Mirror53세이던 1997년의 어느 날 저녁 침대 끝에 걸터앉아 자화상을 찍은 패티 보이드. 외출 직전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살피는 버릇은 젊을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사진제공=빅제이 ⓒPattie Boyd_Self Portrait - Mirror


비틀즈가 ‘섬씽(Someting·1969년곡)’에 담은 절대적인 사랑, 기타의 신이라 불리던 에릭 클랩튼이 무릎 꿇고 애원하듯 ‘라일라(Layla·1970년곡)’를 외치던 사랑의 갈구는 오직 한 여자를 향한 것이었다. 영국 모델 출신으로 당시 아마추어 사진작가이던 패티 보이드(사진·73). 보이드는 비틀즈의 첫 영화 ‘하드 데이즈 나이트’에 출연했고 조지 해리슨은 첫눈에 반해 끈질기게 구애했고 1965년 결혼에 성공한다. 하지만 해리슨은 바람기와 마약 등으로 아내를 등한시했고, 남편의 질투를 자극하고자 보이드는 의도적으로 클랩튼에게 눈길을 보냈다. 해리슨은 황급히 아내에게 돌아왔고 클랩튼은 실연의 노래 ‘라일라’를 울며 불렀다. 결국 해리슨 부부는 1977년 파경을 맞았고 그녀는 클랩튼의 품에 안겼다.

‘늦은 저녁이에요. 그녀는 무슨 옷을 골라 입을까 망설이고 있죠. 화장을 하고 금발의 긴 머리를 빗어 내리죠. 그리고 나에게 물어보네요. “나 괜찮아 보여요?” 나는 대답했죠. “당신 오늘 밤 정말 아름다워” 우리는 파티에 갑니다.’


기타를 잡지 못할 정도로 망가졌던 클랩튼은 얻어낸 사랑의 기쁨을 저녁 외출 직전의 일상에 녹여 발라드 명곡 ‘원더풀 투나잇(Wonderful Tonight·1977년곡)’에 담았다. 유명 팝스타의 ’뮤즈’이자 ‘세기의 삼각 스캔들’로 유명한 패티 보이드가 오는 28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인 ‘패티보이드 사진전:락킹 러브(Lockin’ Love)’를 연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한 보이드는 4일 강남구 논현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결혼생활 끝나고 혼자 남은 상태에서 내 인생의 방향성을 고민했는데 당시 오래된 상자에서 찾아낸 나의 옛 사진들이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공유하고자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연 첫 개인전이 사진작가의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불같이 뜨거웠던 사랑이지만 영원하지는 않았다. 세상을 다 가진 듯 뿌듯해 하던 클랩튼의 알코올중독과 폭력적 성격, 바람기 등에 실망한 보이드는 1989년 이혼하고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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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섹션으로 나뉘는 이번 전시에는 최초 공개작 20여 점을 포함해 약 100여점의 사진과 영상콘텐츠로 구성된다. 작가의 현역 모델 시절의 ‘꽃같은’ 사진으로 시작된 전시에서는 전 남편인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랩튼의 숨은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빨간 장미가 핀 정원을 배경으로 삼각대를 놓고 해리슨과 함께 찍은 사진은 젊은 시절 결혼 초기의 달콤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한때 약물중독으로 괴로워했던 그녀의 제안으로 함께 떠난 인도 명상여행의 추억은 ‘기억에 남은 한 주’라는 제목의 초상 사진으로 남겼다. 해리슨과의 불화가 심했던 1974년 홧김에 따라나선 클랩튼의 투어에서 촬영한 사진은 기타가 놓인 호텔방의 붉은 소파와 벽에 걸린 해변 풍경, 그리고 달아오른 얼굴로 담배를 피는 클랩튼의 모습이 강렬한 인상을 전한다. 작가는 “따로 주제를 정해 사진을 찍지는 않지만 이번 전시는 사진을 통해 보는 나의 삶이라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미공개작은 “오래된 상자에서 찾은 폴라로이드 사진들”로 “클랩튼과 투어 당시 사진들을 확대해 다시 보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최근까지 런던에서 개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자선사업도 펼쳐 온 그는 “최근에 집주인이 방을 빼라고 해서 지금은 스튜디오가 없지만 그곳에서 다양한 인물사진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8월9일까지.

4일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한 패티 보이드 /사진=조상인기자4일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한 패티 보이드 /사진=조상인기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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