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네트웍스 최신원 회장 취임 1년] 가전·렌털·호텔까지...그가 손댄 곳 '실적'으로 보답했다

동양매직 인수, 상사와 시너지 톡톡

패션부문, 현대그룹에 과감히 매각

워커힐도 '쉐라톤' 떼고 독립경영

변화·혁신으로 체질개선 성공





“SK네트웍스를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지난해 4월7일 서울 중구 SK네트웍스 사옥에 19년 만에 첫 출근한 후 1년간 SK네트웍스를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적자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한 것. 최 회장은 첫 출근 당시 아버지인 최종건 창업주의 동상에 큰절하며 “SK그룹 창업정신인 개척과 도전정신을 되살려 그룹의 모체인 SK네트웍스를 다시 반석에 올리겠다”고 한 다짐을 지켜가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1% 안팎에 불과하던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최 회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하면서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섰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지난해 11월 생활가전 렌털업체인 동양매직 인수다. SK네트웍스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동양매직 지분 100%를 6,100억원에 인수하며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 노하우가 풍부한 상사 부문과 협업해 국가별 특성에 맞게 가전 렌털사업을 확대하면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최 회장은 이어 타미힐피거·DKNY 등 6개 브랜드를 포함한 패션사업 부문을 현대백화점그룹에 3,000억원에 매각하며 재계를 또 한번 놀라게 했다. 특허 재승인에 실패한 면세점 사업도 접었다. 부진한 사업을 털어내고 더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한다는 최 회장의 행보가 숨 가쁘게 전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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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사업재편은 계속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워커힐’이라는 브랜드로 호텔 독립 경영을 선언했다. 1977년부터 40년간 써온 ‘쉐라톤’ 브랜드 없이도 2004년부터 13년간 사용한 ‘W’ 브랜드와 축적된 호텔 운영 노하우 등으로 충분히 홀로서기에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3월에는 SK가스에 LPG 충전사업과 충전소 유형자산을 3,102억원에 양도했다.

SK네트웍스는 앞으로 렌터카와 정비 등 카라이프 사업과 가전 렌털사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2009년 3,800대로 시작한 SK렌터카는 연평균 50%씩 성장하면서 업계의 핵으로 부상했다. 3월에는 인가 대수 7만5,000대를 돌파하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최 회장이 주도하는 사업 체질개선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쓸데없는 것은 안 하고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딥 체인지’ 정신과 맥을 같이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딥 체인지’를 통한 사업구조의 근본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최신원 회장은 사촌지간인 최태원 회장과 우애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태원 회장이 SK그룹 회장으로서 그린 큰 그림을 잘 실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이다.

최신원 회장은 SK네트웍스의 내부조직문화 변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올해부터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 5단계였던 팀원 직위 호칭 체계를 ‘매니저’로 통일했다. 직원들과 벽을 허무는 소통 경영도 눈에 띈다. 올해부터 기존 포럼을 4개로 확대했는데 일반 사원과 경영진 모두가 참가하는 포럼을 통해 수평적 소통문화 정착에 나섰다. 최신원 회장은 첫 출근 당시에도 1층에서 18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전 층을 돌며 구성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등 격의 없이 구성원과 소통하는 오너로 유명하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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