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外人 "일단 쉬어가자" 순매도 행진..."중소형·내수주 관심가질때"

전자·금융·화학 등 차익실현

이달들어 2,217억 '팔자'로

美中정상회담·환율보고서 등

대외 변수에 관망세 돌아서

소외됐던 코스닥 강세 예상



올 들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이 최근 순매도로 돌아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기전자(IT)·금융(Finance)·화학(Chemical) 등 그동안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대형 업종을 내다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외적으로 미중 정상회담과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간 이슈가 있고 국내에는 대선 레이스가 진행돼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가 많아 외국인 투자가들에 ‘한 박자 쉬어 가자’는 투자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당분간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동안 소외된 내수주와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241억원을 순매도하며 나흘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13일부터 18일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후 두 번째다. 외국인은 올 들어 3월 말까지 5조4,52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 매매 패턴이 변했다. 지난달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 행진을 이어갈 때 전기전자·금융·화학 등 이른바 ‘IFC’ 업종을 투자 바구니에 적극적으로 담았지만 4월 들어 대거 덜어내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은 1,223억원, 화학 업종은 1,174억원 내다 팔았다. 금융 업종은 순매수 폭이 48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세 업종의 순매도액은 1,910억원으로 같은 기간 외국인의 유가증권 전체 순매도액의 86.15%를 차지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배경으로 대외 변수를 가장 먼저 꼽는다. 6~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무역 불균형과 환율조작국 지정, 사드 보복, 북핵 처리 문제 등 민감한 이슈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의제는 국제 금융시장은 물론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변수가 될 수밖에 없는 요인들이다. 여기에 4월 중순 예정된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 발표도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분석에 따르면 달러 강세가 진행된 2015년 이후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간(4월·10월) 이후 두 달간 원·달러 환율 흐름은 상승 패턴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외국인은 그만큼 손실을 보기 때문에 매수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환율보고서 발간 전까지는 환율 조작국 지정 이슈 탓에 환율이 하락해도 우리 외환 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어렵지만 보고서가 발간된 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2·4분기에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환율도 바닥을 다지고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보유 자산 축소를 시사한 점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관련기사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관망세로 돌아선 현시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중소형주와 내수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 약화로 대형주의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면서 거래소 중형주와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해진 지난달 21일 이후 대형주지수는 1.1% 하락한 반면 중형주지수는 2.5%, 코스닥지수는 3.1% 오르며 대형주 대비 강세 흐름을 보였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도 “역대 대통령 임기 초반에는 중소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대선은 중소형주에 기회”라면서 “그동안 수출 대형주에 밀렸던 내수주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