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대선 D-29]"安 승리" 조사 속출…중도보수 쏠림 가속·文지지 텃밭도 흔들

[대선 D-29 요동치는 판세]

영남·보수 유권자 安에 몰표 조짐

자강론으로 호남 민심도 붙들어

文 집토끼 사수 전략으로 맞대응

좌파 文 중심으로 결집땐 예측불허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대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호남 민심을 굳건히 붙들어 매면서도 ‘안보 우(右)클릭’ 등 중도·보수층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문재인 대세론’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모습이다.

안 후보의 가파른 상승세는 호남을 붙잡기 위한 자강론이 어느 정도 먹혀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안 후보는 지지율이 높을 때나 낮을 때나 구(舊)여권 세력과의 단일화 및 연대에 대해 줄기차게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다.


이 전략은 여전히 ‘반문(文反)정서’가 강하게 남아 있는 호남 민심의 틈새를 파고들면서 집토끼 사수로 이어졌다. 아울러 안보·국방정책과 관련해서는 다른 야권 후보보다 유연한 스탠스를 취하며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기울어 있던 중도·보수층을 흡수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은 절대 안 된다’는 반(反)문재인 유권자가 호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영남권에서도 표심은 안 후보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등 보수진영의 주자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우파 지지층이 ‘자발적·전략적 단일화’로 안 후보에게 몰표를 안길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이미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에서 문 후보와 보수주자들을 모두 따돌리고 1위 자리를 꿰찼다. ‘친노(親盧)’의 지역적 기반이나 다름없는 부산경남(PK)에서도 문 후보와 안 후보 간 격차는 점점 좁혀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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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안 후보가 현재 기세를 그대로 밀어붙여 홍·유 후보의 합산 지지율을 10% 안팎으로 묶는다면 대권을 움켜쥐는 ‘대역전 드라마’을 쓰게 될 수도 있다. 최근 나타나는 여론조사 결과는 이 드라마가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점을 속속 입증한다. 연합뉴스·KBS가 8~9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남녀 유권자 2,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2.2%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5자 대결에서 안 후보는 36.8%로 문 후보(32.7%)를 오차범위 내에서 추월했다. 조선일보·칸타퍼블릭 여론조사(7~8일)에서도 안 후보는 34.4%의 지지율로 문 후보(32.2%)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조사(7~8일)의 경우 두 후보가 37.7%로 동률을 이뤘으며 MBC·한경·리서치앤리서치 조사(7~8일)에서는 문 후보(35.2%)가 안 후보(34.5%)를 앞서는 등 대선 판세가 대혼전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단일화에 대한 안 후보의 완강한 거부감에도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안 후보가 막판에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전격 결정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안 후보로서는 막판 지지율 상승을 위해 바른정당과 손을 잡았다가 호남 표심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는 점이 딜레마다.

이에 따라 남은 한 달 동안 문 후보는 중도·보수 공략을 통한 지지층 확장보다 집토끼 지키기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의 우클릭 행보를 정면 비판하면서 진보·좌파 진영을 총결집해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것이다. 특히 영남을 중심으로 한 보수 유권자가 문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안 후보에게 쏠리는 것처럼 정의당 지지층이 ‘야권 대표주자’인 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기대다.

양강(兩强)에 한참 뒤처진 홍 후보는 연일 보수 적자임을 강조하며 지지율 올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홍 후보는 “내가 대선후보로 있을 때 바른정당이 한국당으로 안 들어오면 증발한다. 대선을 치르기 어려울 것”이라며 “바른정당은 일부는 한국당으로, 일부는 국민의당으로, 일부는 잔류하며 세 갈래로 갈라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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