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관광 경쟁력이 개선됐다지만 펄펄 날고 있는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서는 한참 뒤처지는 수준이다. 일본은 9위에서 4위로 뛰어올라 관광선진국 자리를 굳혔고 중국도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가 수년째 관광대국을 부르짖고 있지만 주요 경쟁국과의 격차는 좀체 좁혀지지 않으니 답답한 일이다. 전반적인 국가경쟁력 순위가 관광 분야에서도 어김없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더 큰 문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계 130위로 꼴찌 수준에 머물러 전체 관광 경쟁력을 끌어내리는 주범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초미세먼지는 WEF의 90가지 평가지표 가운데 가격경쟁력(88위)과 함께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자연풍광이나 문화유산은 그렇다 치더라도 충분히 통제 가능한 미세먼지가 엉뚱하게 관광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니 참담하기만 하다.
그러잖아도 외신들은 마스크를 쓰고 고궁을 둘러보는 외국 관광객과 함께 한국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 1위 국가에 오를 것이라는 낯부끄러운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이 미세먼지 없는 관광지라며 홍보에 열을 올린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아무리 관광 인프라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도 공기오염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관광선진국 도약은 불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도의 사례를 들어 미세먼지 줄이기는 개별 국가의 진지한 노력 여부에 달려 있다고 단언한 바 있다. 정부는 미봉책만 내놓지 말고 국가 경쟁력과 국민 생명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