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서로 좋은 자극을 주고받았던 존재였습니다.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북돋워 준 것 같습니다”
12일 공식적으로 은퇴를 한 일본 피겨스케이팅 선수 아사다 마오는 오랜 기간 라이벌이었던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를 ‘서로 좋은 자극을 주고받은 존재’로 설명했다.
이날 아사다는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의 라이벌인 김연아는 어떤 존재였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아사다는 이미 12세 때 3회전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 점프’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이후 김연아가 3회전 점프를 완성한 뒤부터 높은 연기력과 기술은 김연아 차지였다. 김연아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당시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228.56)을 받으며 금메달을 따고 나서는 아사다는 2인자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하지만 김연아에 대해서는 서로를 성장할 수 있게 한 존재로 기억했다.
아사다는 은퇴 결심에 대해 “(작년 12월에 열린) 일본피겨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고민했고 올해 2월쯤 결심을 굳혔다”며 “먼 미래에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포기를 결심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일본에 주어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2장으로 줄어들어 은퇴를 결심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2장으로 줄어든 건 유감스럽지만, 은퇴 결심은 그 전에 했다”고 설명했다.
아사다는 끝내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과 관련한 질문도 받았다.
먼저 김연아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관한 질문엔 “당시엔 10대였다. 어린 나이라 강하게 극복했다”고 말했다. 4년 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안타까운 결과가 나와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쇼트프로그램에서 수차례 넘어지면서 ‘55.51점’이라는 참혹한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메달권에서 멀어진 뒤 참가한 프리스케이팅에선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종합 6위로 마무리했다.
그는 이때의 프리스케이팅에 대해 “소치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이 내 피겨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며 “쇼트프로그램까지는 매우 괴로웠지만, 만회하는 연기를 펼쳤다. 올림픽 무대라 더 좋았다”고 강조했다. 아사다는 다시 태어나도 스케이트를 탈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도 스케이트를 타지 않을까 싶다”며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케이크 가게나 카페를 운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아사다는 앞으로도 스케이팅 분야에서 기여하고 싶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5살 때부터 지금까지 스케이트만 탔다”며 “앞으로도 어떻게든 이 분야에 보답하고 싶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