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G2 위기감 고조...발로 뛰는 정의선 부회장

뉴욕 모터쇼 개막 전 프레스데이 참석, 제네시스 SUV 첫 공개

중국 전략 차종 선보이는 상하이 모터쇼도 참석 유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3월 제네바 모터쇼와 서울 모터쇼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몇 일 전에는 오는 14일 개막하는 뉴욕 국제오토쇼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행 전용기에 몸을 실었다. 뉴욕 일정을 마치면 곧바로 중국 상하이로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한 달 새 대륙 3곳을 횡단하는 광폭 행보인 셈이다. 다만,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가전박람회(CES)에 참석할 때와는 달리 발걸음이 무겁다. 현대기아차(000270)의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정 부회장의 행보 역시 두 시장의 전략을 재점검하는 동시에 현지 법인에 경각심을 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현대차(005380)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번 주 초 미국으로 출국해 로스앤젤레스(LA) 판매법인과 앨라바마와 조지아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각)에는 뉴욕 오토쇼 개막에 앞서 열리는 프레스데이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번 오토쇼에서 프리미엄 독립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또 지난 3월 국내에서 공개하고 판매 중인 ‘쏘나타 뉴 라이즈’와 친환경차인 아이오닉 시리즈도 미국 시장에 처음 공개한다. 기아차 역시 신형 프라이드(현지명 리오)를 미국 최초로 공개하고, 니로와 쏘울, K5의 친환경차 모델을 선보인다.


미국 오토쇼 일정을 마친 후 정 부회장은 귀국 대신 곧바로 중국 상하이행 비행기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19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21일부터 본격 개막하는 상하이 모터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현대차는 중국시장을 겨냥한 소형 SUV와 중형 세단, 기아차는 중국 전용 소형차 2종을 처음 공개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만 “상하이에는 현대차 현지 법인이나 생산 설비가 없어 2015년 모터쇼에도 정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참석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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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위의 자동차그룹을 책임지는 정 부회장이 모터쇼를 찾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서 직접 무대에 올라 현대차 전략을 소개했고, 제네바 모터쇼에서도 고성능차와 친환경차의 트랜드를 읽었다. 지난달 30일에는 베트남 출장에서 돌아오자 일산 킨텍스를 찾아 서울모터쇼의 현대기아차 부스를 챙기기도 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뉴욕 오토쇼와 상하이 모터쇼 참관은 이전과는 결이 다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대기아차의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올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 1·4분기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7.2% 줄었고, 중국은 26% 곤두박질쳤다. 중국에서는 사드 보복 여파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고, 미국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더해 최근 대규모 리콜 이슈도 불거지는 등 시장 상황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업계에선 정 부회장의 이번 출장에 대해 미국과 중국 시장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동시에 현지 법인에 경각심을 불어 넣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반한감정과 미국에서의 품질 문제를 정면 돌파하려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읽힌다”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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