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 줄여주는 KT 'C-DRX' 원리] 車 ISG기술과 비슷...배터리 사용시간 40%↑

데이터 송·수신 주기 사이

스마트폰 슬립모드 전환시켜

중고폰에 새 배터리 장착 효과

KT '갤S8' 모델로 테스트

동영상 서비스 지속 이용때

10→14시간으로 크게 늘어나

KT가 네트워크에 연결된 스마트폰을 저전력 모드로 전환해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주는 배터리 절감 기술을 전국망에 적용한다.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이 12일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터리 절감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KTKT가 네트워크에 연결된 스마트폰을 저전력 모드로 전환해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주는 배터리 절감 기술을 전국망에 적용한다.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이 12일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터리 절감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직장인 진병건(가명)씨는 휴대용 스마트폰 충전기를 호주머니에 상시 갖고 다닌다. 아침에 100% 충전된 배터리를 들고 나오더라도 퇴근 시간에는 방전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진씨의 이 같은 번거로움도 ‘배터리 절감 기술(C-DRX·Connected mode Discontinuous Reception)’을 적용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KT가 12일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공개한 C-DRX 기술은 스마트폰을 주기적으로 저전력 모드로 전환시켜 배터리 사용량을 줄여주는 것이 기본 원리다. 기존의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데이터 이용 중 스마트폰 모뎀과 통신사 기지국 간 통신이 끊김 없이 지속돼 배터리 소모가 계속됐다. 하지만 C-DRX 환경에서는 데이터 송수신 주기에 따라 기지국과의 연결이 최적화해 배터리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


실제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방식의 동영상 서비스는 4초에서 10초 사이에 한 번씩 데이터를 전송한다. C-DRX는 이 같은 전송 주기 사이에 스마트폰을 슬립모드로 전환시켜 배터리 소모량을 줄인다. C-DRX의 원리는 중대형 고급차량에 적용된 ‘ISG(Idle Stop&Go)’ 기술과 유사하다. ISG는 차량 정차 시 불필요한 엔진구동을 멈춰 연료 소모를 줄여 준다. ‘트렌드모니터’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의 79.9%가 배터리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62.6%가 배터리 부족 및 방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C-DRX 적용에 따른 효용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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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이번에 적용한 C-DRX는 이동통신 표준기관인 3GPP에서 제정한 기술로 이미 다수 글로벌 통신사들이 적용하고 있다. 실제 영국의 보다폰, 일본의 NTT도코모, 미국의 버라이즌·AT&T,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등이 C-DRX를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네트워크망이 잘 갖춰져 데이터 전송 시 손실률이 낮은 탓에 C-DRX를 적용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미래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데이터손실률은 0.06%로 미국(0.83%)이나 일본(0.34%)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 실제 KT가 지난 2014년 C-DRX를 시범 테스트했을 당시 △단말기 리부팅 △중계기 장비오류 △기지국 경계 손실률 증가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다.

KT 측은 이 때문에 지난 2년간 삼성·노키아·에릭슨 등 각기 다른 통신장비 업체의 네트워크상에서 △파라미터 도출 73회 △야간필드테스트 35회 △114종의 단말기 3,240시간 테스트 등의 C-DRX 최적화 과정을 거쳤다. 효과는 중고 스마트폰이 새로운 배터리를 장착한 것과 비슷하다. KT가 정보통신기술(ICT) 표준화 및 시험인증단체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갤럭시S8’ 모델을 통한 C-DRX의 배터리 절감 효과를 테스트한 결과 이용시간이 40%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갤럭시S8에서 유튜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해본 결과 C-DRX 미적용 시 최대 10시간 36분이 지속된 반면 C-DRX를 적용하면 최대 14시간 24분이 지속됐다.

SK텔레콤 또한 C-DRX 기술을 지난해 5월 전국에 구축했지만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만 서비스하고 있어 전국 단위로 서비스 중인 KT와는 차이가 있다. SK텔레콤은 C-DRX 기술 작용을 점진적으로 전국에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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