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3초’면 슥슥…한국發 일회용 문신, 전 세계 덮친다

C랩 출신 스케치온 대표 인터뷰

화장품 원료로 피부에 일회용 문신

어떤 모양도 3초면 피부에 뚝딱

리우 올림픽, MWC, IFA 등서 큰 관심끌어

80개국 이상서 러브콜…놀이공원 등도 도입예정

"B2B로 소비자 친숙도 올린 후 가격 낮춰 B2C 공략"

이종인 스케치온 대표가 스킨 프린터 ‘프링커’에 사용되는 잉크 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  100% 화장품  원료로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쉽게 지울 수 있는 게 특징이다./사진제공=스케치온이종인 스케치온 대표가 스킨 프린터 ‘프링커’에 사용되는 잉크 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 100% 화장품 원료로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쉽게 지울 수 있는 게 특징이다./사진제공=스케치온




지난해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스타트업 컨퍼런스 ‘슬러시’에서 한 관람객이 스케치온의 프링커를 이용해 팔에 문신을 새기고 있다./사진제공=스케치온지난해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스타트업 컨퍼런스 ‘슬러시’에서 한 관람객이 스케치온의 프링커를 이용해 팔에 문신을 새기고 있다./사진제공=스케치온


스킨 프린터 ‘프링커’로 팔에 문신을 새기는 모습./사진=유튜브 캡쳐스킨 프린터 ‘프링커’로 팔에 문신을 새기는 모습./사진=유튜브 캡쳐


딱 3초. 현란한 무늬의 문신이 몸에 새겨졌다. 손바닥 만한 기계가 피부를 스쳐 가는 동안 고통은커녕 팔에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는 것 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잉크가 마른 후 손으로 문질러 봤지만 번지거나 지워지지 않았다. ‘지우겠다’는 의도를 갖고 물에 비누까지 활용하니 그제야 그림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출신 스타트업 스케치온(skecth on)이 개발한 스킨 프린터 ‘프링커(Prinker)’를 사용한 모습이다. 피부에 문지르기만 하면 그려지는 간편함과 인체에 무해 하다는 장점 때문에 각종 행사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는 이벤트에 활용되고 있다.


이 제품은 화장품 원료로 만든 잉크를 활용해 각양각색의 모양을 피부에 인쇄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원하는 그림을 선택하면 이를 인식해 피부에 새기는 방식이다.

이종인 스케치온 대표는 “사람이 눈으로 인지할 수 있는 해상도가 보통 300dpi라고 하는데, 프링커는 이보다 높은 400dpi의 해상도로 인쇄할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다”며 “웬만한 복잡하고 어려운 디자인은 모두 문신처럼 몸에 새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링커가 10㎝ 길이의 문신을 인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초 안팎인데, 그 사이 1인치당 400개의 미세한 ‘점(dot)’을 찍고 지나가는 것이다.

프링커는 이미 세계 무대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우선 지난해 핀란드 헬싱키에 열린 스타트업 컨퍼런스 ‘슬러시’에서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4위권 안에 들어 주목을 받았다. 이 행사는 1,700개 스타트업과 800여명의 투자자, 1만6,000여명에 달하는 사람이 모여 투자를 유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유럽 최대의 스타트업 관련 컨퍼런스다.


또 지난해 7월 CJ E&M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주최한 한류 행사 ‘케이콘’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시연을 한 데 이어 8월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날아가 올림픽을 즐기러 온 관람객 2만여 명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9월에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인 독일 IFA, 올해 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세계 각 국 기업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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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여러 국제 전시회를 돌면서 약 50개국의 기업들에게 연락을 받았다”면서도 “대부분 우리 제품을 수입해 되팔겠다는 리셀러들이 대부분으로, B2B(기업간거래) 시장을 먼저 공략하려는 회사의 방침과 맞지 않아 선뜻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우선적으로 B2B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버티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에는 아직 가격대가 높고, B2B 시장을 통해 신뢰성과 시장성을 먼저 검증해보고 싶어서다.

이 대표는 “중국쪽 사업자가 제품을 가져가겠다고 최종 합의했던 금액은 1,000 달러(한화 약 100만원) 수준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좀 비싼 수준”이라며 “B2C 소비자들에게 판매를 하고자 하는 목표 소비자가는 200달러(약 20만원) 수준으로, 그때까지는 B2B를 통해 사람들에게 익숙해지도록 하면서 신뢰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산림청, 과천과학관 등에서 개최된 다양한 행사에서 렌트 형태로 프링커를 활용했으며, 현재 이벤트가 많은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 등과도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단순히 무늬나 패턴을 문신처럼 인쇄하는 것 외에도 바코드, QR코드 등을 새겨 스마트폰 등 IT기기와도 연계할 수 있어 일일 티켓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올해는 우선 2,000~3,000대를 B2B 렌트 형식으로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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