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돈 들고 도망간 내 애인, 알고 보니 '남장 여자'

결혼 전제로 만난 남자, 알고 보니 '여성'

경찰 "본인도 남자라 믿는 성향도 있어"



결혼을 미끼로 돈을 뜯어낸 ‘남장 여자’가 경찰에 붙잡혀 사기 혐의로 19일 구속됐다.

울산에 사는 50대 초반 여성 A씨는 지난해 12월 인터넷 음악방송 채팅방에서 B(47)씨를 알게 됐다. 말이 잘 통하자 자연스럽게 약속을 잡고 한 커피숍에서 그를 만났다.


A씨가 보기에 B씨는 배가 조금 나온 체형에 구레나룻을 길렀고, 남성용 점퍼와 바지를 입은 전형적인 40대 후반 남성이었다. 마음이 잘 맞자 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했다.

3개월쯤 지나자 B씨는 A씨에게 결혼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담보 대출 사업을 하려는데 자본금이 필요하니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B씨가 “결혼하면 함께 살 집을 마련했다”는 말을 듣고 이를 믿고 자신의 전세금과 따로 대출까지 받은 돈을 더해 3,000만원 가량을 B씨에게 건넸다.


돈을 챙긴 B씨는 결국 연락을 피하더니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꿔버렸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B씨는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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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A씨는 깜짝 놀랐다. B씨가 알고 보니 남자가 아니라 여자였던 것이다. B씨의 평소 목소리 톤이나 말투, 행동이 남자처럼 느껴져 A씨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B씨는 A씨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 3명에게도 결혼을 빙자에 7,000만원 상당을 뜯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전에도 같은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여 실형을 선고받고 2년 정도 복역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경찰 관계자는 “B씨는 누가 봐도 40대 후반의 아저씨여서, 우리도 처음에는 남자로 생각할 정도였다”며 “B씨 스스로 자신을 남자로 믿는 성향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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