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어떻게 하면 독자 놀라게 할까' 늘 묻는 게 인기 비결"

프랑스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 미셸 뷔시 방한 간담회

프랑스 추리작가 미셸 뷔시가 19일 오후 주한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랑스 추리작가 미셸 뷔시가 19일 오후 주한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 서쪽 노르망디의 작은 어촌 마을 이포르에 의족을 낀 장애인 자말 살라우이가 겨울 휴가 차 방문한다. 몽블랑 울트라트레일 완주를 꿈꾸는 그는 이포르의 높은 절벽을 따라 매일 같이 달리기 훈련을 한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일찍 절벽을 날리던 자말. 호텔 근처 절벽 끄트머리에서 옷이 찢긴 채 울고 있는 여인을 발견하는데 그가 말릴 틈도 없이 여인은 허공으로 떨어져 죽고 만다. 죽기 직전 여자를 살리기 위해 자말이 던진 붉은 스카프를 목에 두른 채. 이후 모든 정황은 자말을 살인 용의자로 몰고 간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추리소설 작가 미셸 뷔시가 이달 국내 출간한 소설 ‘절대 잊지마(N’oublier Jamais·달콤한책 펴냄)’는 이렇게 시작된다. 전체 490여 페이지의 분량 중 400페이지에 이르도록 내용은 오리무중. 판타지 소설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기이하고 장면 묘사는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다. 국내에선 ‘내 손 놓지 마’ ‘검은 수련’ ‘그림자 소녀’ 등을 통해 마니아층을 형성했지만 여전히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소설가는 아니다. 그러나 프랑스에선 다르다. ‘피가로’지에서 매년 발표하는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Top 10’에서 지난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그가 19일 ‘절대 잊지마’의 국내 출간을 기념해 방한했다. 19일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의 마지막장까지 독자들에게 좀처럼 해답을 주지 않는 그의 작가관을 일부 엿볼 수 있었다.


그의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을 꼽는다면 팽팽한 긴장감이다. 비쉬 역시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반전”을 꼽았다. 비쉬는 “독자들이 어떻게 하면 놀랄 지 계속 질문을 해나가며 글을 쓴다”며 “‘절대 잊지마’는 읽을수록 작은 반전을 쌓고 확대해 마지막 반전에서 독자들이 최대한 놀라움을 얻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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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지역 묘사도 탁월하다. 그를 일약 스타로 만든 작품 중 하나인 ‘검은 수련’은 모네의 지베르니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절대 잊지마’ 역시 뷔시의 고향인 노르망디가 배경이다. 그는 “인물을 특정 장소에 넣는 걸 좋아하는데 인물의 정체성은 그가 사는 장소에서 나오기 때문”이라며 “특정 장소에 갇혀 있음으로 해서 가족이나 친구 같은 관계들이 부각될 수 있고 드라마나 비밀이 생겨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그의 방한은 프랑스 ‘세갈랑 상(Prix Segalen)’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세갈랑 상은 아시아에 소재한 프랑스 고등학교 재학생들이 선정한 작품에 수여하는 상으로 올해는 미스터리 소설 다섯 작품 중 비쉬의 ‘검은 수련’이 선정돼 방한하게 됐다. 뷔시는 20일부터 ‘리세 프랑스’ 등의 국내 프랑스 학교를 방문하고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도서관 등에서 저자 강연회를 열 예정이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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