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안종범 "업무 수첩 내용 기억 안난다"…국정농단 핵심 증거에 '모르쇠' 일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인 자신의 업무 수첩 내용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기업들에게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등을 압박했다는 혐의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21일 안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 공판을 열고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작성한 수첩 내용을 토대로 “2015년 1월 VIP(대통령) 대기업별 문화재단 갹출, 기금 조성같은 내용 수첩에 있는데 당시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물었다. 하지만 안 전 수석은 대체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 검찰 조사 때 냈던 수첩 17권의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제 보좌관이 임의 제출한 수첩 39권에 대해서는 본 적이 없어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안 전 수석측은 특검이 안 전 수석의 전 보좌관인 김모씨를 압박해 업무 수첩 39권을 확보했다고 보고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라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수첩들에는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업무 기록이 담겼으며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난해 2월 독대 내용 등이 포함돼 특검의 핵심 증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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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수석은 검찰이 “미르나 K스포츠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 기조인 문화·체육 융성을 위해 만든 게 맞냐”고 묻자 “맞다.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씨의 사익 추구를 돕고자 재단을 만든 게 아니라 국익을 위해 만들었다는 취지다.

한편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 공판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최씨의 입국을 종용한 정황이 공개됐다. 특검이 공개한 최씨 언니 최순득씨의 진술조서를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6일 최순득씨에게 전화로 “본인(최씨)이 일단 한국에 들어와야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습니까”라고 거듭 얘기했다. 최씨는 그 직후인 10월30일 한국으로 급거 귀국했다.

/이종혁·신다은기자 2juzso@sedaily.com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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