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인건비 높아 생산 매력 떨어지는데...노조는 매년 "임금 인상" 타령만

[수천억 적자에도 500% 성과급 달라는 GM노조]



“한국GM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반면 인도는 성장 잠재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고 구매력이 충분한 시장입니다.”

지난 2015년 GM의 해외사업 부문을 책임지는 스테판 자코비 사장은 아시아 생산기지가 한국에서 인도로 옮겨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GM은 글로벌 GM 생산의 5분의1을 담당하며 저비용 수출기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 산업의 인건비가 5년간 약 50% 오르면서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은 크게 약화됐다. 당시 자코비 사장 역시 인건비가 지나치게 올라 생산비가 많이 들고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임금이 싼 인도가 생산기지로 부각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2년이 지난 지금 한국GM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로 급감한 한국GM의 수출물량은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국GM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8만275대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3.8% 늘었다. 중형 세단 ‘말리부’의 인기 덕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수출물량(41만6,890대)이 10% 급감하면서 전체 판매량(59만7,165대)은 4% 감소했다. 올해도 3월까지 국내 판매는 지난해와 비슷하고 수출은 6.2% 급감해 전체 판매가 4.6% 줄었다. 여기에 GM이 푸조시트로엥(PSA)에 오펠(유럽·북아프리카)과 복스홀(영국) 등을 매각하면서 수출물량은 더 줄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고 매출은 늘지만 이익을 못 내고 있다. 2014년 이후 누적 영업손실은 1조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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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GM 노조는 회사 상황과는 상관없이 성과급 5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요구안을 강력하게 제시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에는 글로벌 GM에서 차량을 가져와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자는 내용도 들어있다. 국내 생산물량이 줄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GM 본사에서 한국GM에 생산물량을 배정하지 않는 것은 노조가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며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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