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드리웠던 정치 리스크가 걷히면서 유로화 가치가 7일(현지시간)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유로화는 이날 프랑스 대선에서 중도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승리했다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전거래일 대비 0.3% 뛴 유로당 1.1023달러에 거래되며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마크롱의 승리로 유럽 통화동맹의 미래가 안정된 데 따른 투자자들의 안도감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그리스 부채협상이 합의된 점도 유로 랠리에 힘을 보탰다.
다만 유로화 상승폭은 당초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마크롱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유로화가 최대 5% 오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여온 마크롱의 승리가 이미 외환시장에 반영된 만큼 추가 강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날 상승폭은 0.3%로 지난달 23일 대선 1차 투표에서 마크롱과 극우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1,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당시 상승폭인 2%에 크게 못 미쳤다.
나임 아슬람 싱크마켓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미 시장에는 마크롱의 승리가 반영돼 있다”며 “장기적으로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12∼1.14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 유로화의 향배는 다음달로 예정된 프랑스 총선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 등에 좌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프랑스계 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은 오는 6월 ECB 회의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로화 가치의 추가 상승 여부는 ECB의 통화정책 향방에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도 “이번 선거 결과를 반영해 ECB가 유로존 경제의 하방 위험이 줄었다는 평가를 내릴 것”이라며 “앞으로 수주 동안 유로화 가치가 점진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HSBC와 UBS는 올해 말 유로화 가치를 각각 1.20달러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