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은 8일 오후(한국시간)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에서 개막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진행된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투표 없이 당선됐다. 2년 임기의 평의회 위원은 FIFA 주요 정책 결정에 참여한다. 평의회는 성인 월드컵을 제외한 여자 월드컵과 남녀 20세 이하 월드컵, 17세 이하 월드컵 개최지 결정 권한도 가진다. 이로써 한국 축구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AFC에는 이번 선거에서 남자 3명과 여자 1명 등 총 4명의 FIFA 평의회 위원이 배당됐다. 남자는 4명이 입후보했지만 쿠웨이트의 셰이크 아마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이 최근 비리에 휘말려 출마를 철회하면서 3명이 남게 됐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세이크 살만 AFC 회장의 구두 동의 요청에 44개 투표 참가국 대표의 박수로 선출이 확정됐다. AFC 45개 회원국 중 쿠웨이트는 자격 정지로 투표에 참가하지 못했다. 정 회장과 함께 장지안 중국축구협회 부회장, 마리아노 바라네타 필리핀축구협회 회장도 FIFA 평의회 위원으로 당선됐다.
정 회장은 지난 2015년 FIFA 집행위원 선거 때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 회장과 텡구 압둘라 말레이시아축구협회 회장에 밀려 낙선했으나 재수 끝에 FIFA 집행부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인으로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17년간 FIFA 집행위원을 지낸 정몽준 전 축구협회 명예회장에 이어 6년 만의 FIFA 최고 집행부 입성이다.
FIFA가 최고 의결기구였던 집행위원회를 폐지하고 새로 구성한 평의회 위원 수를 종전 25명에서 37명으로 12명 확대하면서 아시아 몫이 4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AFC 심판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동아시아 몫으로 배정된 4년 임기의 AFC 부회장으로도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