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연이은 수주 낭보...기지개 켜는 글로벌 조선 경기

현대重·삼성重·대우조선해양

초대형유조선 10척 이상 따내

동남아 정유공장 가동 운송수요↑

선가 바닥 분위기에 발주도 늘어





국내 조선업계에 초대형유조선(VLCC)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동남아와 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늘어난 원유 운반 수요가 선사들의 유조선 발주로 이어지는 모습으로 글로벌 조선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기에 바닥 수준까지 내려앉은 선가(船價)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선주들의 전략적 판단도 발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외신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노르웨이 ‘선박왕’으로 불리는 존 프레드릭센 회장 소유의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인 프론트라인으로부터 VLCC 4척(옵션 2척 포함)을 수주했다. 2척 발주를 기본으로 하고 향후 추가로 2척을 더 발주할 수 있는 조건이 붙은 계약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 야드에서 VLCC를 건조해 오는 2019년 발주처에 선박을 인도할 계획이다. 유조선 수주 덕에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미포조선 포함)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23억달러로 동기 기준으로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그리스 선사인 캐피털마리타임과 VLCC 8척(옵션 4척 포함)에 대한 건조 의향서(LOI)를 체결해 곧 정식 수주를 앞두고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싱가포르 BW사로부터도 VLCC 4척을 총 3,784억원에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달 초 그리스 안젤리쿠시스로부터 VLCC 3척을 2,800억원에 수주했고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과는 최대 10척의 VLCC 건조 의향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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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VLCC 발주가 쏟아지는 것은 기본적으로 원유 해상 운송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정유 설비를 새롭게 건설하면서 여기에 투입될 원유 운반 수요가 늘었다”고 전했다.

수요가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선가가 바닥을 쳤다는 심리가 퍼진 것도 발주가 집중되는 배경으로 꼽힌다. VLCC 1척당 신조 선가는 7,800만~8,000만달러에 형성돼 있다. 이는 2008년 7월 1억6,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일감이 떨어지는 조선사들로서는 마진이 줄어드는 것을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 식’ 수주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발주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주들도 이렇게 형성된 선가가 더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운거래정보센터는 “현 신조 선가는 조선사 건조 원가를 고려할 때 바닥에 가까운 선가”라면서 “선가의 추가 하락보다 조선업 시황 개선 후 선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 선주들이 선박 발주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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