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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혼·1인가구·고령화…그리고 '궁상민'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 인기 비결>

엄마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철없는 아들의 모습에 안도감 느껴

가수 이상민의 휴먼 스토리도 한 몫

SBS ‘미운 우리 새끼’서 이상민이 채권자와 점심을 먹는 장면SBS ‘미운 우리 새끼’서 이상민이 채권자와 점심을 먹는 장면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마의 시청률’ 20%를 돌파하면서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다. 관찰 예능이라는 흔한 포멧이지만 ‘만혼’, ‘1인 가구’,‘고령화’, ‘키덜트족’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트렌드를 엄마들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그려진 것이 꾸준한 인기의 비결이다.

‘미우새’에는 김건모, 박수홍, 이상민, 토니와 이들의 어머니들, 그리고 신동엽, 서장훈 등이 출연한다. 김건모 등 연예인들의 생활을 어머니들이 엿보면서 미처 몰랐던 아들들의 사생활과 기묘한 취향에 기함을 하기도 하고 “역시 우리 아들”이라는 ‘아들 바보’ 엄마의 모습을 시도 때도 없이 솔직하게 드러내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김건모(1968년 생), 박수홍(1970년 생), 이상민(1973년 생), 토니(1978년 생)은 40대 이상이지만 여전히 싱글인 탓에 어머니들에게 여전히 돌봐줘야 할 것 같은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 같은 대상이다.


최근 금요일에서 일요일 밤 시간대로 편성을 옮기면서 ‘미우새’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수 이상민이 합류하면서 ‘돌풍’이 불고 있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그룹 ‘룰라’의 리더이자 음반 제작자 등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다가 하루아침에 70억 원이라는 빚을 지고 12년째 채무자로 살아가는 이상민과 그를 애타게 바라보는 그의 엄마 이야기가 감동을 선사했기 때문. 회생 절차를 밟으면 지긋지긋한 채권자들에게 벗어 날 수 있음에도 일을 해서 꾸준히 빚을 갚아 나아가 이제 빚을 거의 탕감했다. 채권자들과 10년 이상을 만나면서 서로 응원하는 친구가 된 이야기에 화려했던 시절을 잊지 못하는 ‘왕년의 스타’가 ‘궁상민(궁상맞은 상민)’으로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은 재미를 넘어서 ‘인간 승리의 휴먼 스토리’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를테면 그는 채권자들과 호형호제를 하고, 5,900원짜리 운동화에 100원짜리 양말을 신는가 하면, 수산시상을 샅샅이 뒤져 대가리를 사 ‘연어 대가리 스테이크’를 해먹으면서도 ‘허세’와 스타일은 절대 포기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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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가 방송 초반부터 10%를 넘는 안정적인 시청률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최근에는 이른바 ‘시청률 돌풍’을 일으킨 데는 ‘만혼’, ‘1인 가구’ 등 현상을 삶의 일부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어머니로 대표되는 사회의 따뜻한 시선이 작용했다는 반응이다. 한 시청자는 “내가 좀 철이 없나, 너무 다르게 살고 있나 걱정이 될 때가 많았는데, ‘미우새’를 보면서 “내 모습이 이상한 게 아니구나, 우리 엄마도 나를 저렇게 따뜻하게 나를 바라봐 주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SBS ‘미운 우리 새끼’ 속 이상민SBS ‘미운 우리 새끼’ 속 이상민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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